'대형 산불 났는데'…반주 곁들여 저녁식사한 경북지사·국회의원 당선인

입력 2020-04-27 21:27
수정 2020-04-27 21:33


사흘간 산림 800㏊를 태운 안동 산불이 발생한 날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미래통합당 소속 국회의원 당선인이 반주를 곁들인 저녁 식사 자리를 가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7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6시 30분께 도청 인근 식당에서 이 지사와 일부 간부 공무원, 김병욱·김희국·정희용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인이 만나 식사를 했다.

참석자들은 당선인들에게 축하하는 뜻으로 반주를 곁들였다.

앞서 오후 3시 39분께 안동 풍천면 인금리 산에서 불이 났다.

이 지사는 식사 중 산불이 커진다는 환경산림국장의 전화 보고를 받고 안동시장 등과 통화한 뒤 다음 날 새벽에 현장을 방문하기로 하고 오후 7시 40분께 자리를 떴다.

간부 공무원들은 10∼20분 후 자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안동에서 산불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식사에 반주를 곁들인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온다.

경북도 관계자는 "당선인들과 사전에 약속한 것으로 오후 5시부터 국비 확보 협조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저녁을 함께 먹었다"며 "지사는 산불 보고를 받고 곧바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또 "당선을 축하하는 건배 제의로 술을 1∼2잔 마셨지만, 상황이 심각해져 일찍 마치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이번 산불은 26일 큰불이 잡혔으나 임야 800㏊(산림 당국 추산)가 타고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큰 피해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