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21일(현지시간) 80만명을 넘어섰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오후 1시 47분(미 동부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를 80만4천194명으로 집계했다.
이는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253만1천804명)의 31.8%에 해당한다.
또 사망자는 4만3천200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감염자는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 18일 3만2천500명이었던 신규 확진자는 19일 2만6천900명, 20일 2만5천200명으로 줄었다.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이 나온 뉴욕주에서도 병상에 여유가 생기면서 비(非)필수적인 진료를 일부 허용하기로 하는 등 코로나19에 따른 비상 상태가 조금씩 정상화하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날 가까운 시일 내 코로나19의 급증 위험이 없는 카운티와 병원에 대해 외래 환자에 대한 비필수적인 진료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급속히 번진 뉴욕시와 웨스트체스터카운티 등은 여기에서 제외된다.
쿠오모 주지사는 또 경제의 재가동은 지역적 맥락에서 지역적으로 협력하며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주는 이웃한 뉴저지·코네티컷·매사추세츠주 등과 경제 재가동에서 보조를 맞추기로 한 바 있다.
쿠오모 주지사는 전날 481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는 하루 전 발표한 사망자 478명과 비슷한 수준이며 630명에 달했던 16일보다는 줄어든 것이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핵심 의료장비·물자에 대해 자체 전략비축고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그동안 연방정부에 인공호흡기와 외과수술용 가운, 코로나19 검사 키트 등을 요구해왔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앞으로 연방정부에 의존할 수 없다는 값비싼 교훈을 얻게 됐다"며 이런 현실이 바뀌기를 기대하지만 그때까지 뉴욕시는 스스로를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주 전역에 자택 대피령을 내리는 데 미온적이었던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관광 산업 재개를 논의 중인 태스크포스(TF)에 코로나19의 전파 위험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안이 어떤 사업이 필수적이냐, 필수적이지 않으냐의 문제라기보다는 어떻게 사업이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앨라배마주는 이달 30일까지 내려진 자택 대피 명령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주는 지난주 경제 재개를 위한 TF를 꾸린 바 있다.
케이 아이비 주지사는 자신도 누구 못지않게 경제를 다시 돌리고 싶지만 책임 있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아직 주가 백악관이 내놓은 경제 재개를 위한 기준을 넘지 못했다며 이번 주 중 TF가 재가동 목표를 담은 가이드라인의 윤곽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지사가 이달 24일부터 피트니스 센터와 볼링장, 이발소, 미용실, 네일숍 등 일부 업종의 영업 재개를 허용하겠다고 밝힌 조지아주에서는 시장들이 반발하고 있다.
케이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법률적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보텀스 시장은 "주지사가 사람들을 다시 일터로 복귀시킨다는 것 말고 무엇을 근거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해 나는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매사추세츠주는 이번 학년도 말까지 모든 공립·사립학교 문을 닫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함장 경질과 해군장관 사퇴 등의 파장을 일으킨 핵 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에서는 지금까지 승조원 710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미 해군은 밝혔다.
한편, 올겨울에 닥칠 수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은 독감 시즌과 겹쳐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경고'가 미 핵심 보건 당국자로부터 나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다가오는 겨울 우리나라에 대한 바이러스의 공격이 우리가 막 겪은 것보다 실제로 더 힘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독감 유행병과 코로나19 유행병을 동시에 겪게 될 것"이라며 두 가지 호흡기계 발병을 동시에 겪는 것은 보건 체계에 상상할 수 없는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코로나19의 이번 발병이 독감 시즌이 약화될 무렵 시작된 것은 다행이었다면서 두가지가 동시에 정점을 찍었다면 "보건 수용 능력이라는 관점에서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H1N1) 팬데믹 당시 미국은 첫번째 확산을 봄에 겪은데 이어 전형적 플루시즌인 가을과 겨울에 보다 대규모의 2차 확산을 거친 바 있다고 WP는 전했다.
그는 연방 및 주 당국자들이 남은 몇달간 앞에 놓인 상황에 대해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 강조, 검사를 통한 감염자 확인 능력 대폭 향상, 접촉자 추적 등을 통해 대규모 재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국민을 상대로 가을에 올 상황에 대해 미리 대비하도록 설득하고 독감 주사를 맞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적어도 독감 입원 환자를 줄일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독감 주사를 맞음으로써 코로나19 환자들에 대한 병원의 수용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