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2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미국에 감춘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WP는 전날 WHO에 파견된 미국 전문가들이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본국에 실시간으로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는 WHO가 코로나19 확산 초기 중국의 편을 드느라 사태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WP의 보도를 확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을 간접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WHO와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관계는 오래됐다"면서 "우리는 함께 협력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CDC 직원들이 WHO에 있다는 점은 우리가 미국이 원하는 정보로부터 감춘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라면서 "WHO는 개방돼 있으며 아무것도 감추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CDC뿐 아니라 모든 나라가 같은 메시지를 즉시 받는다. 그것이 (질병 통제를) 빨리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면서 "그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밀은 위험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생명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또 많은 국가가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완화하기 시작한 데 대해 "봉쇄 완화가 전염병의 끝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전염병의 종식을 위해 개인과 지역 사회, 정부가 바이러스를 억제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면서 "각국은 (바이러스의) 발견과 검사, 격리, 치료, 추적 등이 가능하도록 보장해야만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WHO는 의료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 지원을 위해 3천만 개의 진단 검사 키트를 주문했으며, 5월까지 수술용 마스크 1억8천만 개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WHO가 주도하는 코로나19 치료제를 평가하는 '연대 실험'에 100여 개 국가가 가입했으며 1차 평가를 위해 5개국에서 1천200명의 환자가 선정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WHO는 이날 브리핑 내용을 유엔의 6개 공식 언어(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아라비아어)로 동시 통역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