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20일 국제유가 폭락과 기업 실적 악화 우려 등으로 하락 출발했다.
오전 10시 6분(미 동부 시각)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64.57포인트(1.50%) 하락한 23,877.92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4.24포인트(1.19%) 내린 2,840.3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4.24포인트(0.74%) 하락한 8,585.91에 거래됐다.
시장은 유가 흐름과 기업 실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현황 등을 주시하고 있다.
유가가 또 한 번 폭락하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를 저해했다.
CNBC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5월물은 장중 한때 배럴당 11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전장 대비 40% 이상 폭락한 수준이다. 1998년 이후 약 22만에 최저치다.
5월물 WTI의 급락은 다음 날 만기를 앞둔 월물 교체 움직임에다, 극심한 원유 수요 부족 및 저장공간 고갈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6월물 WTI는 12% 이상 하락한 배럴당 21.94달러, 7월물 WTI도 5%가량 내린 배럴당 28달러에 거래됐다. 원월물의 경우 가격이 근원물보다 훨씬 높기는 하지만, 동반 하락이 진행 중이다.
선물 만기라는 특수한 상황이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과도한 유가 낙폭이 전반적인 불안감을 자극하는 상황이다.
이번 주부터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본격화하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S&P 500 기업 중 약 100개가량이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특히 델타 항공 등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받은 항공사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미국 등의 점진적인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는 유지되고 있다.
텍사스 등 미국 일부 주는 이번 주부터 경제 봉쇄 조치를 일부 해제한다. 유럽 일부 국가도 봉쇄 완화 움직임을 보인다.
다만 경제의 재개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가팔라지는 이른바 '2차 확산'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2차 확산이 현실이 될 경우 코로나19 상황이 더 장기화하면서 경제 충격파도 더 커질 수 있다.
한편 미국 정부의 중소기업에 대한 추가 지원 가능성은 커졌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3천억 달러 규모 중소기업 추가 지원 법안에 대해 민주당과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면서, 조만간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3월 전미활동지수가 마이너스(-) 4.19로, 전월의 0.06에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피에라 캐피탈의 캔디스 뱅순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찍고, 언제 경제 활동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인지가 더 명확해질 때까지는 지속적인 강세장으로 진입하기 이르다"면서 "지난달 목격했던 것과 같은 큰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약세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0.16% 내렸다.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3.5% 폭락한 12.15달러에, 브렌트유는 3.95% 내린 26.97달러에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