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한 건 대략 2013년부터 2016년까지다.
이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생기는 에볼라 출혈열(Ebola virus disease)은 평균 약 50%의 치사율을 보이지만, 최근 일부 지역에선 거의 90%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처럼 치명적인 에볼라 바이러스의 유행에 맞서 국제 보건 의료계는 에볼라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결과로 나온 게 콩고(옛 자이르) 에볼라 바이러스의 당단백질을 살아 있는 바이러스 매개체로 조작한 재조합형 에볼라 백신이다.
이런 생백신(live vaccine)을 투여하면, 에볼라 바이러스의 당단백질에 대한 면역 반응을 일으켜 바이러스의 공격을 막는 효과가 생긴다.
그런데 지금까지 발견된 에볼라 바이러스 4개 종을 모두 중화시키는 보편적 백신이 머지않아 개발될 수 있을 거 같다.
미국 신시내티 아동병원 메디컬센터의 과학자들은 이런 전임상 실험 결과를 담은 논문을, 미국 미생물학회가 발행하는 '바이러스학 저널(Journal of Virology)'에 17일 발표했다.
이 후보 백신은 에볼라 바이러스를 단독 방어할 수 있는 잠재성을 갖췄고, 아울러 개별 에볼라 바이러스 종에 대해 임상 시험 중인 생백신보다 방어면역의 유효 기간도 길어졌다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각각의 에볼라 바이러스 종에 대해 시험 중인 생백신 중에는 어느 것도, 하나 이상의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 교차 면역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보편적 에볼라 백신이 될 거로 기대되는 이 후보 백신은, 완전히 새로운 접근을 통해 개발됐다.
과학자들은 에볼라 바이러스와 흡사한 2가의 구형 입자(VLP)를 디자인했다.
각각 콩고와 수단의 에볼라 바이러스에서 분리한, 유전적으로 다른 당단백질을 입자의 한가운데 묶어 놓은 것이다.
이 VLP는 유전 물질이나 증식 능력이 없어 어떤 질병도 유발하지 않지만, 면역 반응을 자극해 여러 다른 종의 에볼라 바이러스와 싸우는 항체를 형성했다.
동물 실험에서도 인간에 감염하는 복수의 에볼라 바이러스 종에 대해 강한 면역 반응을 보였다.
두 종의 에볼라 바이러스에서 분리한 당단백질을 썼음에도 4개 종에 모두 작용하는 건 교차 반응의 효과일 거라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이 병원의 폴 스피어먼 박사는 "현재 계획 단계에 있는 실험에서 고무적인 결과가 나오면 인간 임상시험에 사용될 만한 후보 물질로 격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