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국 초·중·고등학교 학생 312만 명이 오늘 추가로 온라인 개학을 했는데요.
동시 접속자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접속 지연과 시스템 장애를 호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먹통' 논란이 일고 있는 '온라인 개학'. 이번엔 좀 달라졌을까요. 이지효 기자입니다.
<기자>
교사가 학습 자료를 공유하고 학생들의 출석을 확인하는 'e학습터'
오전 9시부터 아무리 클릭을 해도 접속이 안 됩니다.
초등학교 1~3학년을 제외한 모든 학년이 온라인 개학을 하는 날.
교육부가 제공하는 e학습터를 비롯해, EBS 온라인클래스도 전부 오류가 났습니다.
구글 클래스룸, 네이버 밴드, 줌 등 민간 플랫폼도 상황은 마찬가지.
<인터뷰> 업계 관계자
"지금은 통신사에서는 일괄 500메가까지 끌어올리는 작업을 하는 건데요. 충분한 거죠, 학교 측에는. 문제는 화상회의서비스가 들어있는 서버가 있는 IDC(데이터센터)쪽에 서버 용량 증설이 필요해요. 그걸 수용할 수 있어야 해요."
통신망을 늘려놔도 플랫폼이 늘어난 서버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가까스로 접속해도 수업이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현장음>
"얘들아 음소거 풀어, 비디오도 푸세요, 엑스포는 누구야?" "렉걸렸다 모두가 멈춰있어. 선생님 안 움직여요."
낯이 익지 않아 출석 체크를 하는 데만 몇 시간이 걸리고,
제출한 과제가 전부 날아가 학생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더 큰 문제는 안정적으로 수업이 가능한 국내 IT 플랫폼이 없다는 겁니다. (유네스코 선정 '원격 교육에 가장 적합한 앱')
전 세계에서 보안을 이유로 사용을 제한한 '줌'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줌에서 생성되는 화상회의 정보가 중국에 있는 데이터센터를 거친다는 '차이나 게이트'까지 폭로되면서,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부모들 열에 아홉은 불안에 떨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학교 관계자
"엄마들이 컴퓨터 사용제한을 해놓고 직장에 나가고 이랬는데, 종일 이걸 보면서 수업을 해야되니까. 여기에 n번방 사건도 처음부터 보여주려고 한 건 아니었잖아요, 그런걸 생각하면 친구들이랑 이렇게 하다가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죠."
전문가들은 그간 정부가 온라인 수업을 내실있게 개발하려는 노력이 없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 위정현 /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정부, 공공차원에서는 많이 뒤져있어요. 과거에 G러닝이라고 게임기반학습, 온라인화 프로그램을 도입하려고 했는데 교육부와 문체부가 온라인화 추진을 중단하면서 결국은 오늘날의 사태를…2009년부터 온라인화가 시작됐기 때문에 훨씬 빨리 할 수 있었거든요."
'디지털 강국'을 외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무방비로 노출된 우리 교육현실.
디지털 교육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