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미국 실물경제에 본격적인 충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3월 소매판매가 전달 대비 8.7% 줄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상무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2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의 감소다.
전달의 0.4% 감소에서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됐는데 로이터통신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8.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6.2% 줄었다.
부문 별로는 식당과 주점 판매가 26.5%, 의류 매장 50.5%, 자동차 25.6%의 판매 감소를 각각 기록했다.
미국 내 상당수 주(州)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비필수 사업장에 대해 재택근무를 명령하고 주민들에게도 자택 대피령을 내리면서 미 경제는 사실상 '셧다운' 상태다.
미국 경제가 이미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실업 사태로 소비자들의 지갑도 가벼워진 것으로 보인다.
소비는 미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 '버팀목'으로 꼽힌다.
미국은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일시 해고 등에 나서면서 지난주까지 최근 3주간 1천680만명이 실직했다.
소비뿐 아니라 산업생산도 급감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5.4% 감소했다고 밝혔다. 1946년 이후 역 7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유틸리티 3.9%, 광산 2%의 하락을 기록했다.
산업생산에서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도 6.3%나 감소했다. 이 역시 1946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일시 가동을 중단하면서 자동차 생산은 무려 27.2%나 급감했다.
소비와 생산, 실업이 연쇄적으로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미 경제 향배는 코로나19 사태와 소비심리가 얼마나 빨리 진정되느냐에 달려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최악을 기록한 뒤 3분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31일 미국의 GDP가 1분기 9%, 2분기 34%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다만 3분기에는 경제활동이 빠르게 되살아나면서 19%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도 지난 10일 미국의 GDP가 1분기 '마이너스 10%', 2분기 '마이너스 40%'를 기록한 뒤 3분기 23%, 4분기 13%의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