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소도 '철통 방역'…마스크·안면보호대 중무장

입력 2020-04-15 21:16
수정 2020-04-15 21:19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진 15일 '민심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불리는 서울은 투표 마감 후 25개 개표소에서 일제히 개표가 시작됐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감염 위험성이 여전한 만큼 개표 사무원들은 감염을 막기 위한 '철통 방어'를 갖추고 개표 작업에 몰두했다.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등학교 강당에 설치된 개표소에서는 모든 개표사무원이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착용하고 있었다.

일부는 숨쉬기가 답답했던 듯 얼굴 보호구를 머리 위로 모자처럼 올려 쓰거나, 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리고 작업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투표소 내부 방송을 통해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 주기 바란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은 분은 퇴장시키겠다"고 경고를 하기도 했다.

경기 의정부 체육관에서도 역시 분주하면서도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선거 개표가 진행됐다.

경찰의 철통 경호 속에 도착한 투표함들은 확인 작업을 거친 후 개봉됐다. 개표를 진행하는 관계자들은 마스크에 안면보호대까지 착용하고 장갑을 낀 손으로 부지런히 표를 분류했다.

오후 7시 15분께 개표소에서는 투표함에 섞인 연두색 비례대표 정당 투표지와 흰색 후보자 투표지를 분류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후에는 후보자 및 정당별로 투표지를 분류하고 투표지 심사·확인·집계, 개표상황표 점검, 정당·후보자별 득표수 검열, 투표구별 개표 결과 공표, 개표 결과 보고 및 공개 순으로 진행된다.

이 중 비례대표 정당 투표지는 100% 손으로 분류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총 35개 정당이 비례대표 선거에 참여하며 투표용지 길이가 분류기 사용 가능 기준인 34.9cm를 훌쩍 넘어선 48.1cm에 달하기 때문이다.

개표 작업을 진행하는 한 관계자는 "정당 투표지를 손으로 분류하다 보니 이전 선거보다 작업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개표소 관계자들은 "수시로 몸을 풀어줘야 한다"며 체조 동작을 알려주는 등 서로를 독려하며 개표를 이어갔다.

고양·파주 지역에서도 개표가 이어졌다.

본격적인 개표가 시작되기 전 개표장 입구 도로는 투표함 수송 차량이 몰려들어 일부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투표함이 도착하자 개표 참관인들은 도착 과정과 봉인 상태를 확인했다. 전반적인 상황을 수시로 촬영하고 휴대전화로 녹화하는 참관인들도 많았다.

이날 지역구 당선인은 개표가 70∼80%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16일 오전 2시께부터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수개표로 진행되는 비례대표 의석은 이보다 늦은 오전 8시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