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1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전 세계 경제적 손실이 내년까지 9조달러(약 1경96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대봉쇄 :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라는 제목의 글에서 IMF가 내놓은 세계 경제 전망치를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다.
IMF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올해 세계 경제가 -3.0%라는 역성장을 기록하고 내년에 5.8%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월 전망치가 올해 3.3%, 내년 3.4%임을 감안하면 올해 코로나19로 엄청난 경제적 타격을 받는다는 뜻이다.
고피나스는 코로나19 변수가 없던 이전 전망과 비교할 때 올해와 내년의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손실분이 9조 달러에 달하고 이는 일본과 독일의 GDP를 합친 것보다 크다고 밝혔다. 일본과 독일은 GDP 규모에서 미국과 중국 다음의 세계 3∼4위 국가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당초 올해 전 세계 GDP 규모는 90조 달러 수준으로 예측됐었다.
고피나스는 또 올해 189개 IMF 회원국 중 170개국 이상에서 1인당 소득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올해 1월 전망 때 160개국 이상에서 1인당 소득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전세계 국가의 40% 가량이 1인당 GDP가 성장했다며 올해는 이 비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고피나스는 "(코로나19로 인한) 대봉쇄는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기침체를 만들 것"이라고 한 뒤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 당시보다 훨씬 더 나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세계 경제가 -0.1% 성장했지만 이번엔 이보다 훨씬 악화한 -3.0%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급전직하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 선진국(-6.2%)은 물론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1.0%)이 공히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며 경기침체에 놓인 것은 대공황 이래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은 2%대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1.2%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을 제외하면 이들 국가의 성장률은 -2.2%로 마이너스 폭이 더 커진다.
다만 고피나스는 1930년대 대공황 때 세계 경제가 10% 가까이 축소됐다며 이번 침체가 그 때만큼 심각하진 않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고피나스는 코로나19 사태를 벗어나고 회복기에 대비할 수 있도록 개별 국가 차원의 폭넓은 재정·통화 정책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다자 협력이 글로벌 회복의 건전성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도 호소했다.
또 "전쟁이나 정치적 위기처럼 충격의 지속 기간과 강도에 관해 심각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