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수출물가...커지는 '경기침체' 우려

입력 2020-04-14 17:48
수정 2020-04-14 17:48


<앵커>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면서 지난달 수출과 수입 물가가 동반 하락했습니다.

유가가 큰폭으로 떨어진 탓인데 '코로나19'라는 복병이 수요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어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수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두바이유 가격은 한달 전보다 37.8% 급락했습니다.

코로나19로 수요가 줄었고, 석유수출국가들간 감산 합의에 실패한 탓입니다.

두바이유를 주로 수입해 대부분의 산업에 활용하는 우리 기업들로선 통상적으로 유가가 하락하면 투입비용이 줄어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달에 비해 5.2% 떨어졌습니다.

특히 원유뿐 아니라 나프타, 벙커C유 같은 원재료와 중간재 수입가격은 두자릿 수로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관련 제품을 수입해 재가공을 거쳐 다른나라에 수출할 때 가격도 마찬가지로 영향을 받습니다

지난달 수출 물가도 전월보다 1.1% 하락해 3년6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였고, 특히 석탄 및 석유제품은 3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강환구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

"유가하락이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수요부진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 침체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가 하락을 긍정적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

문제는 코로나19로 멈춰있는 글로벌 경제가 언제 깨어날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주요 공장이 문을 닫았고, 비행기도 뜨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이달에도 수출액은 전년대비 19%줄었습니다.

최근 산유국들이 감산에 합의했지만 공급과잉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유가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저물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해 신규투자를 멈추고, 그로 인해 물가가 더 떨어지는 악순환으로 침체의 골이 깊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인터뷰>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수출물가가 떨어지면 수출기업은 수출 단가가 떨어져 수출 총액이 떨어집니다. 4월은 더 심해질 것입니다. "

다만 코로나19 상황이 길어질수록 전자기기 제품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수출 단가가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실제로 지난 2월 17개월만에 반등에 성공한 D램 가격은 3.1%오르는 등 컴퓨터 및 전자기기 수출 물가는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한국경제TV 지수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