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량이 큰 별은 항성 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폭발하며 엄청난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방출하고 평소의 수억 배 밝기에 이르렀다가 서서히 빛을 잃는다. 이를 '초신성'(supernova)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관측된 초신성을 훨씬 능가하는 새로운 초신성이 학계에 보고됐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CfA)와 영국 버밍엄대학 등에 따르면 하버드대학 천문학과 에도 버거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초신성 'SN2016aps'가 지금까지 밝혀진 것 중에서 가장 밝고 에너지와 질량도 크다는 연구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천체물리학'(Nature Astronomy)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SN2016aps가 극히 드문 '맥동 쌍불안정형'(pulsational pair-instability) 초신성의 한 사례로, 두 개의 별이 합쳐져 형성된 별이 폭발한 결과물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런 폭발은 지금까지 실제 관측되지 않고 이론으로만 존재해왔다.
SN2016aps는 지난 2016년 하와이 할레아칼라 천문대 망원경 '판-스타스'(Pan-STARRS)에 처음 포착됐다. 이후 4년간 에너지 방출을 비롯한 진행 상황을 추적 관측하고 기존 이미지 자료를 분석해 2015년 12월부터 광도곡선이 증가하기 시작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SN2016aps가 지금까지 관측된 어떤 초신성보다 밝을 뿐만 아니라 다른 별 폭발 때와는 차이가 있는 여러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고 했다.
SN2016aps 폭발 에너지는 10^52(10의 52승) erg로 일반 초신성(10^51 erg)의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했다.
질량은 광도가 절정대비 1%가 될 때까지 추적 관측한 결과, 태양의 50~100배에 달하는 것으로 측정됐다. 일반 초신성의 질량은 태양의 8~15배 정도다.
초신성의 가시광 복사는 보통 전체 폭발 에너지의 1%에 불과한데, SN2016aps는 폭발 에너지가 10^52 erg에 달하고, 이 에너지의 약 50%가 가시광으로 복사돼 광도가 일반 초신성의 500배에 달했다.
연구팀은 분광 관측을 통해 별 자체의 폭발만으로 이런 높은 광도에 이른 것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별이 폭발 직전에 강하게 맥동하며 거대한 가스 껍질이 떨어져 나가고, 폭발 때 분출된 파편이 이 가스와 충돌하며 "불에 기름 붓듯이" 광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SN2016aps의 별이 맥동을 시작하기 훨씬 전에 태양풍으로 수소의 상당 부분을 날려버리는 대형 별과 달리 많은 양의 수소를 가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질량이 작은 별일수록 수소를 더 오래 갖고 있고, 이런 두 개의 작은 별이 서로 합쳐져 형성된 별이 초신성으로 폭발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버거 교수는 "SN2016aps를 밝혀낸 것은 1세대 별들의 비슷한 폭발 사건을 찾을 수 있는 길을 열어놓는 것"이라면서 "칠레에 건설 중인 대형시놉틱관측망원경(LSST)이 가동되면 우주 역사에서 10억년 이내의 폭발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