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늘어나면서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9천억원에 달해 역대 최대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고용노동부가 13일 발표한 '고용행정통계로 본 3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8천982억원으로, 작년 동월(6천397억원)보다 2천585억원(40.4%) 급증했다. 지난 2월 세운 역대 최대 기록(7천819억원)을 한 달 만에 경신했다.
구직급여는 정부가 실업자의 구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한다. 조기 재취업 수당 등과 함께 실업급여에 포함되는데 금액으로는 실업급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일정 기간 이상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다.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자영업자,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프리랜서 등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5만6천명으로, 작년 동월(12만5천명)보다 3만1천명(24.8%) 증가했다. 이들의 상당수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를 업종별로 보면 개인병원을 포함한 보건·복지업(3만5천명), 제조업(1만9천명), 건설업(1만6천명), 도·소매업(1만5천명), 학원 등 교육서비스업(1만5천명) 등에서 많았다.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업종들이다.
노동부는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대폭 증가한 데는 신규 신청자 증가가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대부분은 구직급여 지급 기간 연장과 지급액 상향 조정 등 생계 보장 기능을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의 증가 폭도 약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달 1천375만7천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25만3천명(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 폭으로는 2004년 5월(23만7천명) 이후 가장 낮았다. 고용보험 가입자의 월별 증가 폭이 30만명을 밑돈 것도 2018년 3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354만8천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3만1천명(0.9%) 감소했다.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는 7개월째이고 그 폭도 계속 커지고 있다.
서비스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935만8천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27만3천명(3.0%)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1∼2월 증가 폭이 약 40만명인 점을 고려하면 증가세가 약해졌다.
보건·복지업, 숙박·음식업, 교육서비스업 등의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이 줄줄이 떨어졌다. 특히, 호텔을 포함한 숙박업의 경우 고용보험 가입자가 1천500명 줄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5인 미만 사업장의 고용보험 가입자의 증가 폭(4만9천명)이 2월(8만4천명)보다 눈에 띄게 떨어졌다. 5∼29인 사업장의 증가 폭(5만3천명)도 2월(8만8천명)보다 훨씬 낮았다. 소규모 사업장부터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통계치는 고용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전반적으로 보여주기에는 한계가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먼저 피해를 본 자영업자, 특고 종사자, 프리랜서 등이 대부분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통계청이 오는 17일 발표할 3월 고용 동향이 주목된다. 통계청 고용 동향은 고용보험 가입자뿐 아니라 자영업자를 포함한 모든 취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실업급여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