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로나19로 개학이 미뤄지면서 학교현장에도 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출근하지 않으면 급여를 받지 못하는 급식 조리사의 생계를 위해 교육부가 출근명령을 내렸는데 정작 돌봐줄 사람이 없어 학교에 맡겨지는 아이들은 급식을 먹지 못하고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습니다 .
무슨 일인지 지수희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초등학교 인근의 도시락 가게입니다.
이 가게에서는 매일 인근 초등학교의 돌봄교실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도시락을 준비합니다.
<인터뷰> 도시락 가게 사장
(OO초등학교 돌봄교실 가는 거 맞나요?)네 (하루 몇 개 정도 준비하시는 거에요?) 불고기덮밥 61개요.
지난달부터 교육부가 코로나19로 개학이 늦어져 생계가 막막해진 급식조리사들을 출근토록했는데 여전히 아이들은 도시락을 먹고 있는 것입니다.
조리종사자들은 학교급식의 특성상 소량 급식이 어렵고 먹는 대상이 교직원일 경우는 급식을 제공하기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인터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관계자
"학교급식법에는 교직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식사가 안된다고 나와 있어요. 학급 또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거라서 교직원만 대상으로 했을 때 문제가 있고, 돌봄 교실 아이들이 나오니 아이들이 먹는 급식을 하는 것은 법적으로 위배되지는 않지만 대다수는 교직원들이 많고 이런 문제들이 있어서 교육청별로 협의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급식 조리원들은 평소와 똑같이 출근하지만 조리업무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 OO 초등학교 관계자
"우리는 계속 사먹었어요 두 달 동안 (조리종사자들은) 출근해서 청소하시지.. 원래 시간대로 왔다가 퇴근하시지"
코로나19로 인한 급식 문제는 최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도 여럿 등장해 교직원과 교육공무직간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입니다.
상황이 이렇자 서울시 교육청은 교직원과 아이들에게 중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렸지만 현장에서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당장 재료수급부터 문제입니다.
<인터뷰> 교육부 관계자
"조리종사원들이 조리한다고 하면 시장을 봐야할 것 아니에요. 누가 가야할까요? 돌아가면서 오늘은 공무직중에서 교육실무사나 과학실무사가 장을 봐오고, 조리종사자가 조리를 해라 이렇게 가든지.."
최근 종이컵에 밥을 줘 논란이 됐던 돌봄교실 중식 사진 역시 학교의 준비상황 파악 없이 '중식제공'을 결정한 교육부의 통보가 문제였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갑자기 닥친 코로나사태로 입법 미비의 간극이 커졌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창영 변호사
"급식과정도 교육과정의 일부라고 할 수 있는데 학생들만 급식이 가능하다는 해석은 너무 경직되고 협소한 해석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시 (법안을) 정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
또 혼란스러운 상황일수록 행정권자들이 현장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 정책을 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경제TV 지수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