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개최를 예고한 최고인민회의를 앞두고 포사격 훈련지도를 하며 '저강도 군사행보'를 이어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인민군 군단별 박격포병 구분대들의 포사격훈련을 지도하셨다"고 보도했다.
훈련 날짜와 장소 등은 명시하지 않았으나, 하루 시차를 두고 보도하는 북한 매체 특성상 9일 평양 밖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공개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달 21일 북한판 에이태킴스(ATACMS)인 전술지대지미사일 시험사격을 지도한 이후 약 3주 만(보도날짜 기준)이다.
그는 북한이 마지막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지난달 29일에는 불참하며 나름 '수위 조절'을 한 바 있다.
통신은 이번 훈련의 목적이 "군대에 장비된 경포 중무기들의 성능 실태를 요해(파악)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밝혔다.
훈련은 경기 방식으로 진행, 구분대별로 명중 발수, 임무 수행에 걸린 시간을 종합해 순위를 겨루게 했다.
김 위원장은 1위를 비롯한 우수 성적을 받은 구분대에 메달과 휘장 등을 수여했다.
그는 "마치 포탄에 눈이 달린 것만 같이 목표를 명중하는 데 오늘은 정말 기분이 좋은 날"이라고 하는 등 훈련 결과에 거듭 '커다란 만족'을 표했다.
이는 북한이 자위적 국방력 강화 명분으로 포병 전력 향상에 주력해온 가운데 김 위원장의 직접 지도 아래에 경쟁 방식으로 포 사격을 하게 함으로써 훈련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박격포를 비롯한 경포와 중무기들을 작전과 전투에 잘 이용하기 위한 훈련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계속 포병중시, 포병강화의 구호를 내들고 포병싸움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해나가야 한다"며 앞으로도 훈련을 지속할 것임을 암시했다.
북미교착 장기화 국면에서 당분간 저강도 군사행보를 지속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훈련장에서는 김수길 총정치국장과 박정천 총참모장 등이 맞이했으며, 당 중앙위 간부들이 훈련을 참관했다.
이날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베이지색 헌팅캡과 흰색 상의와 겉옷 등의 차림으로 훈련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 따라하기'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전에도 김일성 주석을 연상하게 하는 옷차림이나 안경 등을 종종 착용하며 체제 정통성 과시와 내부 결속 용도로 활용해왔다.
한편, 이날 보도로 10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는 김 위원장이 불참할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린다. 훈련이 평양 바깥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치러진 제14기 선거 때부터 대의원을 맡지 않고 있어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불참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