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리는 이탈리아의 한 요양원에서 한 달 새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와 당국이 원인 규명을 위한 긴급 조사에 착수했다.
9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부 롬바르디아주 밀라노에 있는 '피오 알베르고 트리불치오' 요양원에서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 11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이탈리아 전역으로 무섭게 확산하며 인명피해가 급증한 3월 한 달 70여명에 숨진 데 이어 4월에도 현재까지 40여명이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망자 수치는 예년 같은 기간에 비해 이례적으로 많은 것이라고 한다.
사망자 가운데 코로나19에 감염과 관련된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밀라노를 비롯한 북부지역이 코로나19 확산의 거점이라는 점에 비춰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밀라노 검찰은 이와 별도로 롬바르디아주가 바이러스 코로나19 환자 일부를 요양원으로 보내면서 필요한 검역 및 방역 조처를 했는지를 살펴보고자 이 요양원을 비롯한 지역 내 13개 요양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주 보건당국은 2월 말부터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병상 부족 문제가 현실화하자 지난달 초 증상이 위중하지 않은 일부 환자를 병원에서 퇴원시켜 요양원 등 다른 시설로 보낸 바 있다.
의료계 일각에선 당국이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한 적절한 방역 대책 없이 무리하게 환자를 요양원에 집어넣어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한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의 하루 신규 확진자 및 사망자 수가 모두 증가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9일 오후 6시(현지시간)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 수가 14만3천626명으로 전날보다 4천204명(3%) 늘었다고 밝혔다.
하루새 새로 발생한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증가한 것이다. 지난 5일부터 3천명대를 유지해온 일일 신규 확진 규모가 나흘 만에 다시 4천명대로 늘었다.
신규 확진 규모는 지난 4일 4천805명, 5일 4천316명, 6일 3천599명, 7일 3천39명 등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 전날 3천836명으로 상승 전환했다.
누적 사망자 수는 610명(3.5%) 많아진 1만8천279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신규 사망자 수는 전날 542명에서 68명 늘었다. 일관된 추세 없이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는 모양새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 수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은 12.73%다.
누적 완치자 수는 1천979명 증가한 2만8천470명으로 파악됐다. 또 중증 환자 수는 3천693명으로 전날보다 88명 줄었다. 엿새 연속 감소세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가 오는 13일까지인 봉쇄 조처를 최소 2주 이상 추가 연장할 것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ANSA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정부가 비필수 업소 및 사업장 폐쇄 등의 조처를 2주 연장할 예정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전 국민 외출제한령도 내달 2일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주세페 콘테 총리는 이날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전문가들의 승인을 전제로 이달 말부터 봉쇄 조처를 단계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