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재산 1위 안주인은 홍라희...90명 중 40명은 1주도 없어

입력 2020-04-09 14:31
90명 중 10명은 주식재산이 100억 원 이상
1위 홍라희 전 리움 관장 주식재산은 2조 넘어
노소영 나비 관장은 22억
90명 중 40명은 단 1주도 없어


국내 주요 재벌가 부인 90명 중 10명은 주식재산이 100억 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주요 100대 그룹 재벌가 부인 주식재산 현황 조사’를 9일 발표했다.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59개 대기업집단을 포함해 총 100개 그룹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조사 대상자는 오너가 부인 이름 파악이 가능한 90명이다.

주식 재산은 금융감독원에 보고된 주식 중 보통주 기준으로 조사가 이뤄졌고, 4월 7일 종가를 곱해 주식평가액을 산정했다.

여성 자신이 그룹 총수 내지 경영자로 활동하거나 배우자가 고인이 된 경우, 조사에는 포함시켰으나 주식평가액 순위에는 제외했다.

조사 결과 국내 주요 재벌가 부인 90명 중 주식부자 1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 전 관장은 삼성전자 보통주 주식 5,415만 3,600주(0.91%)를 보유해 이달 7일 기준 주식재산 가치만 2조 6,860억 원에 달했다.

종근당그룹 이장한 회장의 부인 정재정 여사는 409억 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정 여사는 종근당홀딩스 주식을 29만 1,575주 보유하고 있는데, 7일 종가 10만 8,000원으로 곱한 주식평가액만 해도 310억 원을 훌쩍 넘겼다.

이 외에도 동서그룹 김석수 회장의 부인 문혜영씨, 농심그룹 신춘호 회장의 부인 김낙양, 한미약품그룹 임성기 회장의 부인 송영숙씨가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여성이 그룹 총수 내지 경영자이면서 100억 원 넘는 주식재산을 가진 경우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대표적이다.

이 회장은 7일 기준 이마트(5,740억 원)와 신세계(4,099억 원)에서 보유한 주식가치를 더하면 9840억 원 상당의 주식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현정은 현대 회장과 장영신 애경 회장도 100억 원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 총수가 사별하면서 주식재산이 늘어난 사례도 있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의 주식가치는 7일 기준 4475억 원,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주식가치도 2,705억 원으로 나타났다.

법적 분쟁 중인 최태원 SK 회장의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7일 기준 22억 원의 주식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조사 대상 100대 그룹 재벌가 부인 중 주식재산이 10억 원 이상은 모두 33명으로 조사됐다.

90명 중 40명은 상장사 주식을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까지 상당수의 국내 그룹 총수 등은 회사 경영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주식 지분’에 대해서만큼은 부부 사이라도 매우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풀이된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그룹 총수 배우자는 상황에 따라서는 그룹 전면에 나서거나 지분 등으로 경영에 깊이 관여해야 할 여지가 높은 특수관계자”라며 “특히 그룹 승계와 관련해 판도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그룹 총수 부인의 지분 동향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