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존재감 무엇!?"…신형 아반떼를 타봤습니다 [배성재의 Fact-tory]

입력 2020-04-09 11:11
수정 2021-03-11 17:53
화려한 디자인으로 돌아온 7세대 아반떼 시승기
무난함·대중성 벗어던져…개성적인 디자인 적용
삼각형 콘셉트 각진 외관, 독특한 내관 '눈길'
최상위 풀옵션 2,467만원…젊은 층 끌어들일까
《Fact-tory는 산업(Factory) 속 사실(Fact)과 이야기(Story)들을 다룹니다. 곱씹는 재미가 있는 취재 후기를 텍스트로 전달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아반떼는 적당한 가격과 무난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쳤습니다. 덕분에 대중적인 차의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해 '국민차' 호칭도 얻었죠. 이제 글로벌 1,400만대 판매를 바라보고 있기도 합니다. 단일 차종으로 글로벌 1,000만대 판매를 넘은 차종은 폭스바겐 골프, 혼다 시빅 등 10개 남짓이니, 대단한 성취입니다.

새로 나온 7세대 아반떼는 과거 선배들이 이어오던 이러한 전통을 모두 내던져버렸습니다. 둥글던 차체는 아래로 낮게 깔렸고, 이례적일 정도로 각진 디자인이 더해져 마치 스포츠카와 같은 모습으로 돌아온 건데요. 아직도 형용 모순같이 느껴지는 '화려한 아반떼'는 다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요.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1.6 엔진을 장착한 7세대 아반떼를 타고 자유로와 국도를 2시간가량 주행해봤습니다.



● 발전한 삼각형 콘셉트 외관…조종실 같은 운전석

7세대 아반떼의 독특한 외관부터 먼저 살펴봤습니다. 6세대 '삼각떼' 시절부터 이어지던 아반떼의 삼각형 사랑(!)은 7세대에도 이어졌습니다. 보닛과 전면부 라디에이터 그릴, 측면부와 후면부에 이르기까지 삼각 콘셉트 디자인이 가미됐는데요. 특히 실험적으로 느껴졌던 측면부 도어 전체에 길게 뻗은 화살촉 디자인은 실제로 보니 상당히 멋졌습니다.

삼각형 콘셉트 덕분에 외관은 각지고 화려해졌습니다. '깎을 수 있는 곳은 다 깎았구나' 싶을 정도로 구석구석 직선들이 돋보이더군요. 심지어 사이드 미러도 마치 수입차처럼 각이 져있습니다. 후면부는 중간 높이 부분을 움푹 들어가게 해 입체감을 줬습니다. 최근 현대차의 과감해진 디자인을 느낄 수도 있었는데요. 전조등이 라디에이터 그릴과 합쳐진 점, C필러를 크게 기울이고 트렁크 높이를 올린 점에서는 신형 쏘나타와 그랜저의 모습도 겹쳐 보였습니다. 중후함은 이제 제네시스에게 맡긴 듯한 후련한 행보입니다.



운전석 디자인은 외관만큼이나 스포츠함을 더했습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설치된 분리대 덕분에 마치 조종실과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요. 디스플레이와 디지털 계기판 모두 10.25인치로 다소 작고 휠 사이즈도 작아서 상당히 콤팩트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아. 디자인 공개 때부터 화제를 모았던 휠 왼쪽 상단의 원 무늬는 그저 평범한 디자인 요소였다는 설명입니다. 내장은 거친 질감의 천 소재와 플라스틱 위주로 마감되어 있었는데요. 아반떼인 점을 감안(?)할 때, 시각적인 즐거움만큼은 확실했습니다.



● 도로 위 남다른 존재감…착좌감 낮아 스포츠카 기분도

주행을 위해 운전석에 앉으려니 착좌 위치가 상당히 낮았습니다. 엉덩이가 한참 아래로 내려가야 좌석에 닿는 느낌이었는데요. 6세대 모델에 비해 전고가 2cm가량 낮아졌다지만, 체감 상으론 더 낮아진 듯 했습니다. 전방 크롬의 위치도 상당히 낮아 지하 주차장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경사로 시작 부분이 조심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도로로 나가보니 신형 아반떼는 확실히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습니다. 다른 차량들이 둥글게 보일만큼 각진 후면부가 더 두드러졌습니다. 1.6리터 용량 엔진인 만큼 치고 나가는 힘은 아쉬웠지만, 이후 가속은 가벼웠습니다. 차가 낮다보니 차가 안정적으로 깔리는 듯한 주행감도 느껴졌습니다. 2시간 동안 30km 가량을 주행한 연비는 11.5km/L. 참고로 신형 아반떼 가솔린 1.6의 스펙은 최고출력 123마력, 최대토크 15.7kgf·m, 17인치 타이어 기준 복합 연비는 14.5km/L입니다.



● 풀옵션 2,467만원…2·30대 마음 훔치기 '관건'

신형 아반떼는 이전 세대보다 기본 모델(+155만원)의 가격을 올리고 최상위 풀옵션 모델 가격(-52만원)을 내렸습니다. 또 아반떼 가솔린 중간 모델인 '모던' 모델은 모든 옵션이 선택 가능(전체 선택 시 2,531만원)한 대신, 최상위 모델 '인스퍼레이션' 풀옵션(2,467만원)에 비해 64만원 비쌉니다. 최근 르노삼성의 XM3처럼 최상위 모델 구매를 적극적으로 유도 중인 셈이죠.



신형 아반떼 판매의 관건은 젊은 층과 SUV 선호층 끌어들이기에 달려있습니다. 6세대 삼각떼 대참사 이후 2~30대 아반떼 계약 비율이 30%에 머물렀기 때문이죠.(2019년 6세대 부분변경 사전계약 기준) 일단 시장 반응은 일단 합격점입니다. 이번 사전계약 약 1만 7,000대 중 2~30대 비율은 44%까지 올랐다고 하네요. 평범함은 벗어던진 '밀리언셀러' 아반떼가 SUV 일변도인 시장 흐름과 코로나19 여파를 동시에 돌파할 수 있을 지 기대가 모아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