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세가 멈추지 않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내각은 7일(현지시간) 원유 시장의 균형과 안정을 이루기 위해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 등에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내각은 이날 낸 성명에서 회의 요청 대상을 OPEC+ 참여국과 '다른 국가들'로 지목함으로써 미국, 캐나다 등 그간 OPEC+에 협조하지 않은 산유국의 동참을 요구했다.
사우디 내각은 "이번 긴급회의 요청은 원유 시장의 바람직한 균형을 재건하는 공평한 합의를 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시장의 균형과 안정을 이루려는 사우디의 그간 노력의 연장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우디는 지금과 같은 예외적인 환경에서 세계 경제를 지지하는 노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사우디가 제안한 OPEC+ 긴급 화상회의는 애초 6일 열리기로 했지만 9일로 미뤄졌다.
이 회의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원유 수요 급감에 대처하고 지난달 6일 감산 합의 결렬 뒤 사우디의 증산으로 폭락한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감산량과 기간이 논의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일일 1천만 배럴 이상의 감산을 OPEC+에 요구했지만 OPEC+ 측에서는 미국의 동참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9일 긴급회의를 위해 OPEC 사무국이 보낸 긴급회의 초청장 사본을 입수했다면서 미국, 영국, 캐나다도 초청대상이라고 7일 보도했다.
사우디는 9일 OPEC+ 회의 하루 뒤인 10일 주요 20개국(G20) 에너지 관련 부처 장관 화상 회의를 소집을 요청했다.
사우디 정부는 7일 낸 성명에서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으로서 에너지 시장을 안정시키는 협력을 강화하는 국제적 대화를 강화하기 위해 G20 에너지 장관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제유가는 이틀 연속 급락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9.4%(2.45달러) 떨어진 23.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월물 WTI는 전날 8.0% 떨어졌다. 지난 2일 24.7%, 3일에는 11.9% 폭등했다가 이번주 들어서는 폭락세로 돌아선 흐름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