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사무총장 "한국 전략 주효"…문 대통령에 기조연설 부탁

입력 2020-04-06 19:07
수정 2020-04-06 19:19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 WHO 사무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에 "한국의 포괄적 접근 방식이 공유될 수 있도록 독려해 주시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또 5월 화상으로 열리는 세계보건총회(World Health Assembly, WHA)의 기조발언을 부탁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6일 오후 4시부터 테드로스 WHO 사무총장의 요청으로 25분동안 전화통화를 했다고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어제로 한국 내 확진자가 가장 감소했다는 반가운 보고를 받았는데 한국의 상황이 호전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적극적인 검사와 진단, 확진자 동선 추적 등 한국의 포괄적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세계 정상들에게도 한국의 이러한 포괄적 접근 방식이 공유될 수 있도록 독려해 주시면 좋겠다"면서 "대통령께서 직접 목소리를 내시는 것이 중요하며 그럴 경우 각국이 적극적으로 경험을 공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일관되게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의 3대 원칙에 따라 대응하고 있고 WHO 권고에 따라 인적·물적 이동의 불필요한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높이 평가해 주시고 신뢰해 주시는 것에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문 대통령에게 '특별한 제안'을 하고 싶다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진단키트 등 방역 물품 현물 지원에 대한 관심과 함께 5월 화상 세계보건총회에 아시아 대표로 기조발언을 요청했다. 세계보건총회는 세계보건기구의 최고 의결기관이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현재 메르켈 독일 총리와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유럽 및 아프리카를 대표해 발언키로 한 상태이고 각국이 코로나19 대응에 관한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초청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강경화 외교장관 등 외교채널을 통해 구체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그동안의 국가 정상들과의 개별 통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20명 안팎의 국가 정상들과 통화하면서 코로나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면서 “각국에서 요청하는 방역 노하우와 방역 물품에 대해 형편이 허용하는 대로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례 없는 글로벌 보건 위기 상황에서 WHO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국제 단합을 통한 적극적 대응으로 코로나를 퇴치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WHO가 ‘전략적 대비대응계획’을 수립해 보건시스템이 취약한 국가를 지원하고, 각종 보건 이니셔티브를 통해 국제사회 연대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WHO는 코로나19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신속한 조정과 지원을 위한 전략적 대비대응계획을 지난 2월 5일 발표했다. 지난 1일 기준으로 모두 6억7,700만 달러를 유치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20개국 정상과 통화를 하셨다니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단히 감사드린다”며 "국제사회에서 존경을 받고 있는 대통령의 목소리를 제 비서실장 이하 WHO 동료들도 듣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