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강원 동해안 일원에서 대형산불이 발생한 지 1년이 되는 날이자 절기상 청명(淸明)인 4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건조특보가 내려지는 등 대기가 건조해 산불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난해 '대형산불 악몽'을 겪은 데다 봄철 산불 최대 취약시기인 청명(4일)과 한식(5일)을 맞아 산림당국은 물론 소방당국도 산불 예방에 총력을 기울인다.
동해안산불방지센터는 이번 주말을 산불위험 특별기간으로 정하고 상황대응실을 24시간 운영한다.
산림청 등의 진화헬기 11대를 동해안에 전진 배치하고, 이중 초대형 진화헬기 2대는 대형산불 발생에 대비해 강릉과 양양에 둔다.
산불 취약지역에는 감시 인력 1천750명을 배치해 성묘객 등을 대상으로 산불 예방 계도 활동을 펼치고, 이달 15일까지 군부대에 사격 훈련 자제와 산불 발생 시 헬기·인력 신속 지원을 요청했다.
도 산불방지대책본부도 이틀간 도내 산불취약지 225곳에 도청 공무원 900명을 투입해 예방 활동을 강화한다.
입산 통제구역 무단입산 행위를 비롯해 공원, 마을묘지, 주요 사찰·암자, 등산로 등 산불취약지역을 순찰한다.
본격적인 영농철에 접어들면서 영농부산물 소각행위로 인한 산불이 잦아 불법 소각행위도 집중하여 단속한다.
도 산불방지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청명·한식 기간 도내에서는 산불 18건이 발생, 축구장 면적(0.714㏊)의 3천995배에 달하는 산림 2천853㏊가 탔다.
특히 지난해 4월 4∼6일 발생한 대형산불로 인한 피해(2천832㏊ 소실)가 컸다.
강원도는 면적 82%가 산림으로 둘러싸인 '산악도'(山岳道)인 데다 동해안은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 위주 단순림이 많아 산불 발생 시 피해가 크다.
또 봄철 양양과 고성 간성, 양양과 강릉 사이에서 국지적으로 강한 바람이 부는 '양간지풍'(襄杆之風) 또는 '양강지풍'(襄江之風)이라는 특이한 기상 현상이 나타나 대형산불로 번지는 일이 잦다.
동해안에는 '선거가 있는 짝수 해에 대형산불이 발생한다'라는 징크스도 있어 긴장감을 더한다.
이에 산림당국은 물론 강원도소방본부도 영서 지역 소방력을 영동으로 이동 배치했다.
강원소방은 동해안 6개 시군에 소방차 28대와 대원 73명 추가 배치하는 한편 화재 예방 순찰을 강화하고 산불 발생 시 집결할 장소의 운영여건 등을 확인했다.
건조경보나 강풍경보 등 기상특보가 내려질 경우 다른 시·도 소방력을 추가 배치하기 위한 업무협조도 지난달 마쳤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