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개인들을 소환했습니다. 동학개미운동이 증시를 확실히 이끌고 있는데요. 최근 개인 매수 현황과 개인들이 주목한 종목들 짚어보겠습니다.
코로나 사태 여파로 올해 1분기 증시는 2008년 금융위기에 비교할만큼 각종 기록들을 양산했습니다. 코스피는 금융위기 이후 최대의 낙폭을 보였고, 저가 매수 열풍으로 투자대기자금이나 신규 주식계좌 개설은 유례없이 급증했는데요.
주식거래 신규 계좌 증가 규모가 2009년 4월 이후 최대치입니다. 금융위기 당시엔 주가 폭락 후 반등기에 계좌가 급증했다면, 올해 1분기엔 주가 하락기에 계좌가 늘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는 20.16% 급락했습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인데요. 코스피는 2190선에서 1700선으로 추락했습니다. 무엇보다 역사적 기록은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 주식열풍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안 투자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예탁금은 1월 29조에서 3월에는 43조까지 크게 늘었습니다. 대략 13조 2천억원 급증한 건데요. 투자자예탁금이 40조원을 웃도는 건 사상 최초입니다.
지난 2010년부터 10년간 한국 주식을 60조원 가까이 팔아치우고 떠났던 개인들이 최근 무서운 속도로 주식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하루에 많게는 1조원에서부터 적게는 수천억원씩 연일 매수 중인데요. 코스피 한 달간 수급을 살펴보시면, 개인은 무려 12조 8천억원의 대량 순매수를 보였습니다. 반면 외국인은 15조 가까이 팔았죠. 거래소에 따르면 올 1분기에만 개인들의 코스피 누적 순매수 금액은 20조570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는 거래소가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분기 기준으로 최대 순매수 규모입니다. 그리고 어제 그저께 이틀 동안만 1조42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줌마버핏의 확산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줌마버핏은 기혼여성과 워런 버핏의 합성어인데요.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신규 계좌개설 40% 가량이 여성 투자자라고 합니다. 줌마버핏을 꿈꾸는 여성들의 열공 욕구는 출판업계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요즘 주요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는 주식 관련 서적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부동산 서적은 1~2권뿐이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부동산은 대출 규제와 세금 때문에 어렵고, 초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도 없다 보니, 주식 대기 매수세가 매우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이런 가운데 신용융자 잔고는 오히려 줄고 있습니다. 신규거래가 늘었는데, 신용은 줄었다..긍정적인 뉴스일까요? 지난 3월까지 10조원대에 머물던 신용거래 융자잔고가 6조원대까지 줄어들었는데요. 지난달 최고 10조 이상 늘어났던 것과 비교하면 40%가까이 줄어든 수치입니다.
신용공여잔고의 감소는 투자자들이 직접 갚거나 증권사의 반대매매로 이뤄지게됩니다. 신용융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후 빌린 돈을 만기 내에 변제하지 못할 경우 강제로 일괄 매도되죠. 최근 코스피가 며칠 반등세를 보이긴 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하락장에서는 상환보다는 증권사가 담보주식을 팔아 반대매매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동학삼전운동이라고 말이 나오는 것처럼, 올 들어 삼성전자에 투자한 개인들이 30만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지난해 기존 주주를 포함하면 삼성전자의 개인주주는 100만명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개인주주 비중도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대치까지 치솟았습니다.
3월 말 기준으로 개인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비중이 6.1%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금융위기 직후 최대치인데요. 지난해 삼성전자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실망한 개인들이 대거 주식을 내다 팔면서 3%대 까지 떨어졌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개인주주 비중은 2.5%포인트나 높아진 셈입니다.
그럼 한 달간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탑10 종목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10위부터 보시면요. 2차전지 관련주들이 꽤 있네요. SK이노베이션, LG화학, 삼성SDI에 집중했고요. 최근 석유전쟁 관련 뉴스에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이에따른 급등락에 배팅하는 개인들도 많았는데요. 원유선물 ETF도 8위에 올랐습니다. 또한 삼성전자만큼 SK하이닉스에도 많이 매수했는데요. 한 달 동안 6700억원 매수했습니다.
다음은 1위부터 5위까지 보실텐데요. 일단 5위가 삼성전자 우선주이고, 1위가 단연 삼성전자입니다. 이 두 종목 순매수 금액을 합치면 6조인데. 앞서 설명드렸듯이 개인이 한 달 동안 12조 이상 순매수했습니다. 그러니까 이중 절반은 삼성전자를 산 건데요. 그만큼 '국민주'로 등극했다는 걸 확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외 현대차도 저가 배팅하는 모습 보였고요. 또 눈여겨 볼 부분은 순매수 2,3위 종목이 레버리지와 인버스라는 겁니다. 상승에 배팅하는 쪽 못지 않게 하락에 배팅하는 쪽도 많은 건데요. 순매수 금액도 큰 차이가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처럼 우리시장 변동성 장세 펼쳐지면서, 지수 방향에 따라 수익을 얻으려는 개인의 시도가 눈에 띄고 있습니다.
네. 지금까지 동학개미 매수 현황과 탑10 종목들 짚어봤습니다.
[한국경제TV=손현정 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