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1천만원 직접대출' 창구 앞의 긴 줄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출 재원이 조기에 고갈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을 위해 도입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의 직접대출은 신용등급 4~10등급인 저신용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보증 없이 연 1.5% 이율로 1천만원까지 대출해준다.
시행 6일 만에 소상공인의 출생연도에 따라 대출신청을 받는 '홀짝제'가 도입됐는데도 불구하고 '대출대란'이 가라앉지 않는 근본 이유는 문턱을 낮춘 직접대출로 한꺼번에 너무 많은 소상공인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3일 소진공에 따르면 전국의 소상공인은 630만명이고, 이중 직접대출의 대상인 신용등급 4~10등급 비율은 30%인 189만명으로 파악된다.
직접대출을 받을 수 없는 기존 대출의 연체자, 세금 체납자를 제외하더라도 그 수는 180만명 안팎일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이들 전부가 '1천만원 대출'을 원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첫 시행 후 불과 일주일만인 4월 1일까지 1만381건의 대출신청이 접수된 속도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전국 62개 소진공 지역센터의 직원 600여명이 이 업무를 담당한다.
소진공 직원들은 다른 업무를 거의 중단하고 대출 업무에 매달리고 있다.
그 결과, 대출 접수건수를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4배 이상(센터당 최대 100건) 끌어올렸지만 밀려드는 신청을 소화하기엔 여전히 역부족이다.
이처럼 폭주하는 신청 때문에 소진공에 투입된 경영안정자금 재원이 예상보다 조기에 소진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해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을 총 12조원으로 늘리고 소진공에 2조7천억원, 기업은행에 5조8천억원, 다른 시중은행에 3조5천억원 각각 나눠 지원하고 있다.
소진공의 직접대출 접수 건수는 1일 하루 3천352건으로 올라섰다.
전국 62개 지역센터가 하루 평균 50건의 접수를 한 꼴이다.
대출 접수는 신청자가 대출 약정을 마친 것으로, 대출 집행과 동일한 의미다.
접수 첫 날엔 234건에 불과했으나 제도가 홍보되고, 소진공의 접수에 속도가 붙으면서 앞으로 일일 접수건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규모와 추세가 지속하고, 또 소진공 예산 2조7천억원이 전액 '1천만원 직접대출'에 투입된다고 가정했을 때, 오는 6월 말께에는 이 재원이 고갈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이 2조7천억원은 직접대출 외에도 소진공이 기존에 하던 보증부 대출(최대 3천만원)에도 투입되기 때문에 '파이'가 더 작아진다고 봐야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5월 중 예산이 고갈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