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 오를 일만 남았다"

입력 2020-04-02 10:13
서울 아파트 전셋값 46주 연속 상승
내년 입주물량 2.3만 가구…올해의 55%
고강도 대출규제, 저금리, 정시확대
청약 1순위 거주의무기간 1년→2년이상 등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당분간 서울 전세가격 강세는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부동산인포가 부동산114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 2019년 5월 1주부터 46주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3월은 새학기 이주가 2월까지 마무리된 데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동산인포는 서울 전세가 강세 전망의 근거로 '입주물량'을 꼽았다.

오는 2021년 서울에서는 아파트 2만3,217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입주물량(4만2,173가구)의 절반 수준인 55.1%에 불과하다. 입주물량이 큰 폭으로 줄어드는 만큼 시중에 풀릴 전세물건도 줄어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고강도 대출규제'와 '높아진 세제 부담'도 전세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12·16대책에 따르면 시가 9억원 초과주택의 담보대출 LTV가 20%로 강화됐고,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대출이 전면 금지됐다. 갭투자를 방지하는 정부의 조치로 분양 받은 아파트를 그대로 입주하는 집주인들이 크게 늘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1만가구 이상 입주가 이어진 강동구의 경우 전셋값이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 오히려 입주 초반 주춤했던 전셋값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동구 상일동의 부동산 관계자는 "4,066가구의 고덕아르테온의 경우 과거 같으면 전세물건이 많이 쏟아져야 정상이지만 80% 이상이 집주인들을 중심으로 입주했다. 이는 대출이 문제가 됐거나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양도세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입주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금리가 크게 내린 것도 전세가 상승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달 16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인하했다. 금리가 낮아지며 예금금리도 함께 낮아진 만큼, 집주인들은 기존 전세물건을 월세로 전환하는 선택을 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공시가격 인상으로 인해 보유세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전세 보증금을 묵혀두기 보단 이를 월세로 전환해 현금 수익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시확대 등 변화하는 교육정책 또한 전세가격 상승을 이끌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정시확대가 이슈화 되면서 인기 학군으로 꼽히는 양천구, 강남구 전셋값 변동률은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전세물건이 줄어들 요인들이 많아 서울 전세난은 갈수록 심화될 수밖에 없다"며 "1순위 청약자격을 갖추려면 해당 지역에서 2년 이상(기존 1년) 거주하도록 바뀐 점도 전세 수요를 높일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