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1%대 상승을 보였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식재료 소비가 증가해 가공식품과 축산물 가격이 올랐다.
2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4(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0%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2개월 연속 1%를 밑돌았으나 올해 1월 1.5%로 올라선 뒤 2월 1.1%, 3월 1.0%로 석 달 연속 1%대를 나타냈다.
이는 농산물 가격 기저 효과가 사라지고 석유류 가격이 오른 데 따른 것이다. 다만 국제 유가 하락이 국내 유가에 반영되면서 물가 상승폭이 둔화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 패턴이 변화하면서 품목마다 가격 등락이 엇갈렸다.
지난달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0.5%로, 1999년 12월(0.1%) 이후 최저였던 2월(0.4%)에 이어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서비스물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 물가는 가격 상승 요인이 많은 연초인데도 0.9% 상승에 그쳤다.
호텔숙박료는 5.2% 하락해 2010년 8월(-9.4%) 이후 최저였고, 콘도 이용료도 3.1% 하락했다.
상품 가운데서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3.2% 올랐고, 공업제품 가격은 1.3% 상승했다.
특히 식재료 소비 수요가 늘어난 축산물이 6.7% 올랐고, 가공식품도 1.7% 상승했다. 달걀은 20.3%, 돼지고기는 9.9% 올랐다.
공업제품에서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로 승용차 가격이 하락했다. 소형승용차와 대형승용차는 2.3%, 1.1% 내렸고, 중형승용차(2.1%)와 수입승용차(1.6%)는 상승폭이 크게 둔화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 사태에서 감염 예방을 위한 소비패턴의 변화, 경기 진작 정책이 물가에 영향을 미쳤고, 국제적으로는 경기가 안 좋아 유가가 하락한 점이 국내 유가에 반영되며 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가 물가 상승·하락에 복합적으로 작용해 3월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하락하지는 않았다"며 "작년에 물가가 낮았던 기저 효과가 있어서 향후 물가가 마이너스(-)로 가긴 어려우나,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마스크 가격(KF94 방역용 기준)은 코로나19 사태로 가격이 급격히 오르다가 공적 물량이 풀린 이후 상승세가 꺾였다.
통계청의 일일 가격조사 결과 오프라인은 약국과 마트를 합쳐 공적 마스크 판매가격(1천500원)보다 300원 높은 1천800원 정도이고, 온라인은 5천원대였던 것이 4천원대 초반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비싼 수준이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0%대에 머물렀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7%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대비 0.4%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9년 12월(0.1%) 이후 20년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1.8% 상승했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3.8%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에 소유주택을 사용하면서 드는 서비스 비용을 추가한 자가주거비포함지수는 1년 전보다 0.8% 올랐다.
소비자물가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