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코로나19 사태 악화 우려에 급락
오늘 뉴욕증시는 어제에 이어서 낙폭을 더 키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자, 전날 미 증시 선물부터 큰 폭으로 빠지기 시작하더니 오늘 3대 지수도 일제히 급락으로 출발했습니다. 역시 오늘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코로나19 관련 소식과 주요 경제지표들의 결과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장 마감 이후에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매우 힘든 2주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 아주 고통스러운 2주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미국인이 눈 앞에 놓인 힘든 기간을 준비하길 원한다. 터널의 끝에는 빛이 있을 것"이라도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사태가 곧 끝날 것이라며, 경제 상황도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이었는데요. 그랬던 그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180도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투심이 크게 위축 됐습니다. 여기에 현재 미국의 확진자 수가 20만명을 돌파했고, 사망자 수도 4천명을 넘기는 등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가 더 악화되면서, 경기침체 우려도 이어졌습니다. 간밤에 발표된 경제지표들을 살펴보면, 미국의 3월 마킷 제조업 PMI는 48.5로 금융위기 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3월 민간고용도 2만 7천명으로 떨어지면서 고용시장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줬구요. 2월 건설지출도 1.3% 줄어들면서 예상치보다 부진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일제히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월가에서 '新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은 "3월 중순에 기록했던 증시 저점이 경신될 것으로 보인다. V자형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내다봤는데요.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절정으로 치닫으면서 불안정한 시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국내증시, 미 증시 선물 흐름 특별히 주시해야겠습니다.
트럼프 "매우 고통스러운 2주 보내게 될 것"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관련해서 앞으로 2주가 아주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어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에서 "미국인들이 다가올 30일간 지침을 따르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것은 생과 사가 달린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매우 힘든 2주를 앞두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롯한 지침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10명 이상의 모임 회피, 여행 자제 등의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관련 지침을 발표했었는데 이를 15일간 실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기자회견에서 4월 말까지 추가로 연장하겠다고 발표한 겁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백악관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관계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10만명에서 24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 모델을 소개했는데요. 이 모델의 발표로 인해서, 당초 4월 12일 부활절까지 미국인의 생활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이 지침 실행 기간을 연장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다. 10만에서 24만이라는 숫자가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엄청난 수치인 만큼, 우리는 이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해야 한다. 사망자 수가 높게 치솟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IMF "코로나19는 전쟁…'전시' 대응 필요해"
간밤에 IMF에서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하는 발언이 있었습니다. IMF는 홈페이지 블로그에 '코로나19 전쟁을 위한 경제 정책'이라는 글을 올렸는데요. 이 글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은 다른 어떤 것과도 견줄 수 없는 위기 상황이다. 전쟁처럼 느껴지고 여러 면에서 실제로 그렇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국제적 위기에 맞서 '전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IMF는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지만, 공통적인 특징은 공공 부문의 역할이 증가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가계와 기업, 금융 부문에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위기 대응 정책을 두 단계로 구분해야 한다며 1단계는 '전쟁', 2단계는 '전후 복구'라고 제시했습니다.
IMF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현재 경제활동의 심각한 축소를 언급하면서, 이런 상항은 적어도 1분기 또는 2분기 가량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복구 단계에서는 각종 규제가 풀려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갈 것이라면서 "회복 속도의 성공은 위기의 순간 동안 진행된 정책들이 결정적으로 좌우할 것이다. 실직과 파산을 피하는 등의 정책을 펼치면 회복이 더 빠르고 원활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IMF는 이를 위해서 정부가 보건 의료 분야에 핵심 물자를 공급하고 실직자에 대한 현금 지원과 민간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과 같은 예외적인 지원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IMF는 경제 회복을 촉진하는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공공부채 등의 과제를 안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으며 복구 단계에선 인플레이션을 방지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