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은 1일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텔레그램 n번방에 '호기심'으로 들어간 사람은 신상 공개 여부를 다르게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에 대해 성범죄 가해자를 봐주자는 주장이라며 일제히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n번방 사건에 대한 황 대표의 몰지각한 '호기심' 발언이 국민들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며 "황교안 대표는 n번방 가입을 단순한 호기심으로 치부하고 끔찍한 범죄 가해자에게 관용을 베풀고 싶은 것인가"라고 물었다.
강 대변인은 "성착취동영상 공유방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암호화폐를 이용해 최대 200만원가량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유료회원 모집을 위한 무료방도 초대를 받거나 접속 링크를 받는 식으로 비밀스럽게 운영된다"며 "단순 호기심으로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착취물을 향유한 n번방 유료가입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 요구도 뜨겁다"며 "황 대표는 제1야당 대표로 자격을 갖추려면 n번방 사건을 비롯한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노력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시민당의 김홍걸 비례대표 후보도 페이스북 글에서 "명색이 전직 법무부 장관이란 분이 대체 누구의 표를 얻기 위해 이런 발언을 하는 걸까요"라며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을 일삼는 이런 분들은 앞으로 정치판에서 보지 않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쪽 분들은 다들 딴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의 여성 비례대표 후보들도 성명에서 "성범죄와 청소년 문제에 대한 황 대표의 인식이 얼마나 안이한지 분노마저 인다"며 "도저히 공당 대표의 발언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정호진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극악무도한 전대미문의 디지털 성 착취 범죄를 호기심 차원으로 치부하다니 경악 그 자체"라며 "이는 n번방 성착취 범죄자들을 봐주자는 이야기로 들릴 뿐"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도 보도자료에서 "n번방 사건의 참여자들은 단순히 '시청'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폭력을 함께 모의하고 부추기는 적극적인 가담자"라며 "황 대표의 발언은 매우 문제적이다. 당장 피해자와 국민 앞에 사과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자를 내지 않으면서 사실상 통합당과 '반(反)문재인' 선거연대를 꾀한 국민의당도 논평을 내고 황 대표를 겨냥해 비난에 가세했다.
국민의당 김예림 선대위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황 대표는 반인륜적 성 착취 범죄도 그저 호기심에 돌담 넘어 남의 집 훔쳐보는 수준의 경범죄로 여기는 모양"이라며 "도대체 어떤 정신 상태길래 여성의 성을 완전히 유린하고 인격을 조직적으로 말살한 범죄 현장에 입장한 것을 두고 '호기심' 운운할 수 있는가"라고 쏘아붙였다.
김 부대변인은 "이 와중에 가해자를 두둔하는 황 대표는 '공감능력 제로'"라며 "주거침입과 스토킹 등 국민과 여성 안전을 위협하는 각종 범죄도 호기심 운운하며 달리 봐야 하는지 미래통합당에 국민들이 묻는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