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한 달간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2월부터 불어닥친 코로나19 여파 방어에 주력했다. 실제로 '큰 형님' 현대차와 '둘째 형님' 기아차는 전년 대비 해외 판매가 각각 -26.2%, -11.2% 줄어들며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다만 두 회사 모두 국내 시장은 성장세를 보이는 등 반전을 이뤄냈다. 한국GM과 르노삼성도 내수가 각각 무려 39.6%, 83.7% 오르며 선방했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와 트레일블레이저, XM3 등 신차 효과가 겹쳐진 결과다.
신차가 없는 쌍용차는 국내 판매가 전년대비 -37.5% 감소하며 코로나19 십자포화를 온몸으로 맞았다.
▲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2020년 3월 국내 7만 2,180대, 해외에서 23만 6,323대, 총 30만 8,503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 판매는 3.0% 늘었지만 볼륨이 큰 해외 판매가 무려 -26.2%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는 -20.9% 줄어들었다.
현대차 측은 "해외시장 판매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과 일부 해외 공장의 가동 중단 등의 영향이 컸다"는 입장을 냈다. 국내 판매는 그랜저가 1만 6,600대 팔리며 판매를 이끌었고, 이어 쏘나타 7,253대, 아반떼가 3,886대 판매됐다.
▲ 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는 지난 한 달간 국내 5만 1.008대, 해외 17만 5,952대를 합쳐 모두 22만 6,960대를 판매했다. 전년동월대비 15.3% 늘어난 국내 판매에도, -11.2% 줄어든 해외 판매량으로 인해 전체 판매는 -6.4% 감소했다.
기아차가 국내 판매 5만대를 돌파한 것은 2018년 4월 이후 23개월만으로, 3세대 K5와 4세대 쏘렌토 등 신차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해외 판매는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중국, 유럽, 북미 등 주요 시장 소비심리 위축과 일부 해외 공장이 가동 중단의 영향을 받았다.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의 3월 국내 판매는 12,012대, 수출 3,088대, 모두 합쳐 15,100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국내 83.7% 증가, 수출 -57.4% 감소, 전체 9.5%가 증가했다.
전년동기와 비교에서도 알 수 있듯, 르노삼성의 매출 구조는 국내 중심으로 급변 중이다. 내수는 QM6가 5,008대 판매된 가운데 신차인 XM3가 5,581대 팔리며 볼륨을 크게 키웠다.
누적계약대수 1만 7,000대를 기록한 신차 XM3, 150만원의 구입비를 지원한 QM6 등에서 쏠쏠한 효과를 본 셈이다. 반토막 난 해외 수출 물량은 당분간 르노삼성의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 한국GM
한국GM은 3월 한달 동안 내수 판매 8,965대, 수출 2만 8,953대로 총 3만 7,918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한국GM의 내수는 지난해보다 39.6% 성장했고, 수출은 -20.8% 줄었다. 역시나 코로나19 여파로 전체 판매량은 -11.8% 감소했다.
내수는 트레일블레이저가 3월 한 달간 총 3,187대 판매되며 전체 실적으로 이끌었다. 대형SUV 트래버스도 1월에 비해 판매가 2배(121.7%) 늘어난 532대를 기록하는 등, 현금 지원·할부 등 행사 덕을 봤다.
▲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는 3월 동안 완성차 5개사 중 가장 우울한 한 달을 보냈다.
쌍용차의 전체 판매는 9,345대로 국내 6,860대, 해외 2,485대 판매를 기록했다. 내수는 무려 -37.5%, 수출은 -4.6% 줄어든 수치다.
SUV 전 모델에 선수율 및 금리 제로 무이자 할부 등 행사를 진행했지만, 신차 출시가 없었던 점이 치명적이었다. 쌍용차 측은 최근 지속적인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임원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내부 체질 개선작업'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