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 즉, MMF에서 약 보름만에 12조원 가까운 뭉칫돈이 빠져나갔습니다.
코로나19발 글로벌 주가 폭락으로 불거진 단기자금 경색 문제가 MMF로 옮겨지면서 '4월 위기설'이 다시 돌고 있습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대표적 투자 대기자금으로 분류되는 MMF.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맡겨도 이자가 붙기 때문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을 때 주로 활용됩니다.
코로나19 공포감이 시장을 지배하는 지금의 상황이라면, MMF에 돈이 몰려야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입니다.
실제 최근 보름 사이 MMF에선 11조6천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습니다. 지난 24일 정부의 단기자금시장 안정화 방안에도 불구하고, 단 이틀새 5조원 넘게 유출됐습니다.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몰리는 계절성 요인에 최근 유동성 위기 우려에 따른 현금 확보 수요, MMF 내에서도 더 안전한 MMF로 갈아타려는 모습, 여기에 연기금의 보수적인 움직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진단입니다.
이 가운데서도 금융투자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 대형 연기금의 보수적인 움직임입니다.
이들 연기금이 위탁운용사인 자산운용사에 환매 요청을 하면, 자산운용사는 MMF에 편입된 기업어음 즉, CP 등을 시장에 내다 팔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와중에 가뜩이나 현금 부족에 시달리는 증권사들도 계속해서 높은 금리의 CP 발행에 나서고 있는 상황.
결국, CP를 편입한 MMF의 평가가치 하락은 불가피하고, 이는 곧 MMF에 투자한 일반투자자의 손실, 더 나아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유동성 위기를 다시 촉발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연기금의 MMF 대량 환매로) 자금시장이 악화되면서 MMF 추가 환매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MMF 추가 환매가 대규모로 확대되면 운용사 손실 뿐 아니라 증권사의 자금조달 위험, 여신금융회사의 자금조달 우려까지 크게 부각될 수 있다."
연기금의 MMF 대량 환매로 '4월 위기설'이 다시 부각되는 상황.
시장 불안이 다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이런 연기금의 행태에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