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자동차업계, 비상경영...현대기아차, 내수로 버텨

입력 2020-03-29 21:2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며 미국과 유럽, 일본의 자동차 업계는 이미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공장이 멈추고 판매급감도 자명한 가운데 GM, 포드, 도요타, 다임러 등 대표 업체들이 벌써 돈 줄 확보에 뛰어들었다. 일부는 임금삭감을 시작하고 사업계획을 새로 짜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공장 가동과 신차 인기로 버티면서 투자자 신뢰 유지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부품조달부터 판매까지 전방위에서 문제가 커질 수 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앞으로 위기 대비를 이유로 유동성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벤츠를 판매하는 독일 다임러AG는 최소 100억 유로(약 13조원) 규모 자금 지원에 관해 금융기관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는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은행과 미쓰비시(三菱)UFJ은행에 5천억엔씩, 총 1조엔(약 11조1천953억원) 한도 융자를 요청했다. 작년 말 기준 약 5조엔(약 56조555억원)이 있지만 만일에 대비해 조치를 취한 것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한도 대출에서 현금을 인출해 이달 말까지 현금 150∼160억달러(18조3천억∼19조5천억원)를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현금 확보를 위해 사무직 6만9천여명 급여를 20% 일괄 삭감키로 했다. 내년 3월 15일 전에 이자와 함께 일시불로 돌려준다는 약속을 달았다.

포드도 5월부터 임원 급여를 20∼50% 줄이고 비핵심 기술직 채용은 동결키로 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자동차 회사 신용등급을 대거 낮추거나 하향조정을 예고하면서 업체들이 급해졌다.

다임러, BMW, 도요타 등 세계적인 업체들도 예외가 아니다. 현대·기아차도 무디스의 하향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포드는 지난해 무디스에 이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평가에서도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됐다. 피치도 현금흐름 악화를 우려하며 포드 신용등급을 낮췄다.



현대·기아차도 지난해 생산량 388만대에 달하는 해외 공장이 대부분 정상 가동되지 않고 있다. 중국도 공장은 열었지만 차 판매 시장이 정상화되지 않은 상태다.

현대차 미국 공장은 가동 중단 일정을 18∼31일에서 한차례 연장해서 4월 13일에 문을 열기로 했다.

현대차 인도, 체코, 터키, 브라질, 러시아와 기아차 미국, 슬로바키아, 인도 공장도 마찬가지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도 다음달 8∼11일 부활절 연휴에 붙여 2일 가량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기아차는 투자자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수요를 2월 -80%, 3월 -50∼60%로 전망했다. 그래도 3월 3주차에는 영업점이 80% 정도 문을 열었다고 했다. 유럽은 3월 수요 -20% 이상을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에드문즈는 미국 3월 판매가 35%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현대·기아차는 내수의 힘으로 버티고 있다. 국내 공장이 정상가동되고 GV80, 쏘렌토, 아반떼 등 신차가 호평을 받으며 중심을 잡고 있다.

GV80은 계약 3만대를 찍었고 17일 출시한 쏘렌토는 사전계약이 2만6천대에 달했다. 7세대 아반떼도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대가 넘었다. 2015년 6세대 아반떼의 9배 실적이다. 30일 나올 G80도 반응이 좋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