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최대 발병지가 된 뉴욕주가 25일(현지시간) 행인들의 밀집도를 줄이기 위해 일부 도로의 차량 통행을 제한하기로 했다.
도로를 행인들에게 개방해 밀집도를 완화함으로써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는 것이다.
뉴욕주는 주민들에게 외출 시 다른 사람과 최소 6피트(약 1.8m)의 거리를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높은 인구밀집도를 코로나19의 빠른 확산 배경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뉴욕주는 미국 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가장 많이 나와 '최대 전선'이 됐으며 이날 그 수가 3만명을 돌파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뉴욕시의 일부 도로에 대해 차량 통행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조치는 '시범 프로그램(pilot program)'이라고 설명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또 공원이나 운동장에서 일반인들의 농구나 스포츠 경기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의 2만5천665명에서 약 5천명이 늘어난 3만811명을 기록했다. 사망자도 최소 285명에 이르렀다.
뉴욕시의 확진자는 최소 1만7천858명으로 증가했다.
뉴욕주는 최근 확진자 수가 사흘에 두배로 증가해왔다.
이날 뉴욕에서는 홈리스 가운데서도 처음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나왔다. 이 홈리스는 며칠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도 병상과 인공호흡기 부족을 거듭 호소했다.
그는 "최대 도전은 인공호흡기(부족)"라면서 "3만개가 필요한데, 기존 보유 중이던 것이 4천개이고 연방정부가 4천개를 지원했다. 주가 7천개를 구매했고 여전히 '쇼핑' 중"이라고 말했다. 필요 수량의 절반 이상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뉴욕주는 14만개의 병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기존 병상은 5만3천개에 불과하다.
맨해튼의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 1천병상 규모의 임시 시설을 구축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뉴욕주는 기존 병원의 수용 능력을 최소 50% 이상 늘릴 것을 지시했으며, 학교 기숙사나 호텔 등을 임시병동으로 활용할 계획도 추진 중이다.
쿠오모 주지사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의 입원율이 둔화하고 있다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의회 지도부가 합의한 최대 2조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법안과 관련, 뉴욕주에 지원되는 금액은 "단지 38억달러에 불과하다"면서 "우리 주로서는 끔찍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38억달러가 많은 것 같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뉴욕주의 세수는 90억~150억달러 정도 부족할 것으로 보이며, 이미 코로나19 대응으로 10억달러를 지출했다"고 말했다.
인근 뉴저지주도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미국 내에서 뉴욕주에 이어 두 번째로 환자가 많은 주가 됐다.
뉴저지주의 확진자는 전날 3천675명에서 이날 4천402명으로 증가했다. 하룻밤 사이에 727명이 늘었다. 사망자도 전날의 44명에서 62명으로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