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단행된 중국 후베이성 봉쇄 조치가 25일부터 풀렸다.
우한(武漢)을 제외하고도 5천만명에 달하는 후베이성 주민들이 전처럼 자유롭게 중국의 다른 지역, 나아가 세계로 이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5일 중국 철도 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우한을 제외한 나머지 후베이성 기차역의 운영이 전면 재개됐다.
후베이성 주요 도시 주민은 기차를 타고 자유롭게 후베이성을 나가 중국 전역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정부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건강 코드'가 녹색이면 후베이성 밖의 다른 곳에서도 일정 기간 격리를 요구받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의 진원지인 우한 봉쇄는 4월 8일 오전 0시를 기해 해제된다.
이에 따라 철도 당국은 8일부터 우한역과 한커우(漢口)역 등 우한 관내 17개 기차역 운영을 완전히 정상화할 예정이다.
후베이성 일부 도시와 중국의 다른 지역을 잇는 항공 노선 운영도 다시 시작됐다.
상양(襄陽)공항, 언스(恩施)공항, 선농자(神農架)공항이 이날부터 먼저 정상 운영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저장성 항저우(杭州)에서 출발한 CJ8998 항공편은 언스공항에 착륙해 승객을 내려준 뒤에 다시 다른 승객을 싣고 돌아왔다.
후베시성의 중심 공항인 우한 톈허(天河)국제공항은 내달 8일 이후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 홈페이지에서는 내달 8일부터 지난(濟南), 샤먼(廈門), 하이난(海南), 구이양(貴陽) 등으로 나가는 항공기 예약이 가능하다.
후베이성 주요 도시의 봉쇄가 풀리는 것은 약 2개월 만이다.
중국은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 속에서 지난 1월 23일 인구 1천100만명의 후베이성 중심 도시 우한을 전격 봉쇄했다.
이후 봉쇄 대상이 황강(黃岡), 어저우(鄂州), 첸장(潛江), 셴타오(仙桃) 등으로 확대되면서 인구가 6천만명에 달하는 후베이성 전체가 봉쇄됐다.
중국 당국이 후베이성 봉쇄를 해제한 것은 지역 내 코로나19 신규 환자 발생 억제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 발표에 따르면 24일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7명으로 모두 해외에서 입국한 이들이었다.
우한 등 후베이성을 포함해 중국 내부에서 발생한 환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중국 안팎에서 인구가 14억명에 달하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종식' 단계에 접어든 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에 관한 의문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앞서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중국 정부의 기밀문서를 근거로 중국 공식 통계에서 빠진 무증상 환자가 4만3천명에 달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우한 등 후베이성에서 그간 극단적으로 억제된 인구 유동이 다시 본격화했을 때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