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며 여성에 대한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조주빈(25)이 대학 재학시절 성적이 우수하고 학보사 활동을 열심히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가 다녔던 인천 모 전문대 학교 관계자들은 24일 "현재 학교에 남아 있는 기록들로만 보면 조주빈 씨는 학업과 동아리 활동을 활발히 했던 학생이었다"고 설명했다.
인천에서 초·중·고교를 다닌 조주빈은 지난 2014년 3월 이 대학 정보통신과에 입학해 2018년 2월 졸업할 때까지 4학기 평균 평점 4.17(4.5만점)을 받았다.
특히 글쓰기 솜씨가 좋아 2014년 2학기 때 대학 도서관이 주최한 교내 독후감 대회에서 1등상을 받기도 했다.
신입생이었던 2014년 1학기에 학보사 수습기자로 선발돼 그 해 2학기부터 이듬해인 2015년 1학기까지 1년여간 학보사 정식기자와 편집국장으로도 활동했다.
조씨가 2015년 1학기 학보사 동료들에 의해 편집국장에 선출된 점에 비춰볼 때 당시 교우관계에도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학교 관계자는 "학보사는 예전부터 기자들이 서로 편집국장 후보를 추천한 뒤 선출하는 전통이 있다"면서 "조씨가 편집국장에 뽑힌 걸 보면 재학 당시에는 잔혹한 범죄와는 거리가 있는 평범한 학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군 복무를 위해 2015년 2학기부터 2017년 1학기까지 휴학했고 2017년 2학기에 복학해 마지막 한 학기를 다닌 뒤 2018년 2월 졸업했다.
조주빈의 신원이 언론에 공개된 뒤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학보사 활동 당시 조씨 글들은 모두 군 복무 이전에 쓴 것들이다.
이 때문에 5년 이상 지난 예전 글들과 최근에 조씨가 저지른 끔찍한 범행을 연결 짓는 게 무리라는 시각도 있다.
조주빈은 2018년 12월부터 이달까지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냈다.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고 이를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박사방 피해자는 경찰이 현재까지 확인한 바로만 74명이며, 이 가운데 미성년자가 16명 포함됐다.
박사방 조주빈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