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또 하락…파격 부양책에도 불안 여전
지난주 뉴욕증시는 힘없이 한 주를 마쳤습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침체 우려가 계속되면서 3대 지수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요. 연준의 파격적인 추가 부양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 첫 거래일부터 예상과 달리 하락세로 출발하면서, 투자자들의 얼굴에 수심이 깊어만 갔습니다. 특히 다우지수는 지난달 12일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종가 기준 35% 넘게 빠졌는데요.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면서 약세장 패턴인 '데드크로스'가 나타났습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파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부양책을 지켜봤는데요. 특히 간밤에 연준이 무제한 양적완화를 비롯한 공격적인 부양책 도입을 발표하면서 시장 안정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연준은 이날 개장 전 발표한 성명에서 양적완화의 규모를 기존의 7천억 달러에서 무한대로 확대한다고 밝혔는데요. 연준이 발표한 내용은 잠시 뒤에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렇게 연준의 파격적인 부양책 시행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지 못한 것은,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미국 내 확진자가 4만명을 넘기면서 중국과 이탈리아 다음으로 감염자 수가 많은 국가가 됐는데요. 이에 따라 미국 경제에 대한 단기 전망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시장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여전합니다. 골드만삭스는 2분기 미국 경제가 무려 24%나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고, 모건스탠리는 2분기에 30%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2조 달러 규모의 부양책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예상보다 큰 규모의 부양책이 진행되고 있지만, 그러나 민주당과의 신경전이 팽팽한 만큼 통과 시점을 두고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에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지는 못하는 모습입니다. 이날 발표된 2월 시카고연은의 전미활동지수는 양호했지만,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빠른 확산으로 경기 침체가 진정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증시 회복이 더딜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연준, 양적완화 무제한 확대…추가 부양 실시
연준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양적완화'에 돌입했습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파월 의장도 무제한적인 '달러 찍어내기'에 들어간 겁니다.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회사채 시장도 투자 등급에 한해서 지원하기로 했는데요. 간밤에 연준은 성명을 통해서 "도전적인 시기의 미국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모든 범위의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며 "시장기능을 지원하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만큼 국채와 주택저당증권을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연준은 지난 15일에 총 7천억 달러 한도에서 국채와 주택저당증권을 사들이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 한도를 없애고 필요한 만큼 국채와 주택저당증권을 사들여서, 양적완화 정책을 무제한으로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또한 3개의 대출기관을 출범해 기업과 가계를 지원하는 대책도 내놨습니다. 규모는 3천억 달러 한도로, 재무부가 환율안정기금을 통해서 300억 달러를 제공하는 방식인데요. 우선 회사채 시장에서 '프라이머리 마켓 기업 신용 기구'와 '세컨더리 마켓 기업 신용 기구'가 설치됩니다. 프라이머리 마켓은 발행시장, 세컨더리 마켓은 유통시장을 의미하는데, 연준은 발행시장에서 4년 한도로 브릿지론을 제공하고, 유통시장에서는 'BBB-' 투자등급 이상의 회사채와 ETF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밖에도 신용도가 높은 개인 소비자들을 지원하는 '자산담보부증권 대출 기구'가 만들어지구요. 지방채 매입 범위도 확대 됩니다. 앞서 연준은 '머니마켓 뮤추얼펀드 유동성 기구'를 통해서 주정부와 지방정부 발행 채권도 매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대출도 지원 프로그램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는데요. 쭉 살펴보면 하나하나가 전례 없는 엄청난 부양책들입니다.
그러나 오늘 보셨다시피 오늘 시장은 이러한 대규모 부양책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하락세를 이어갔는데요. 그만큼 코로나19 여파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 되겠고, 이 말은 코로나19 사태가 최우선 적으로 해결돼야 증시 회복이 될 것이라는 뜻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금은 매수적기?…위험 감당할 수 있어야 해
간밤에 JP모건에서는 "지금 증시가 저렴하다. 투자하기에 좋은 시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기업 실적이 2022년까지 지난해 최고 수준을 경신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게 만드는 요인은 없다. 현재 실적 대비 증시는 매우 저렴한 상태"라고 말하면서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조심하라는 의견에 더 힘이 실리는 모습이었는데요.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자문은 "지금 뉴욕증시에서 기회가 나오고 있는 건 맞지만, 높은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투자자들에 한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다수 투자자들에게 조심할 것을 조언한다"고 덧붙였는데요. 또한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투자자들은 코로나 사태가 끝난 뒤 글로벌 시장에서 이득을 볼 수 있는 기업들을 선택하라"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엘-에리언 자문은 "이러한 부문에서 지금 시장은 장기적으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변동성을 견딜 수 있는 엄청난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지금 실물 경제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며 "갑작스러운 경제 활동 중단으로 생계가 어려워지고, 사람들은 정부가 무언가를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사를 보시면, 간밤에 IMF의 게오르기에바 총재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가 올해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불러올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번 경기 침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 시장이 많이 빠졌다고 해서, 투자자들은 무조건 진입하기 보다는 한번 더 신중을 기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