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이번 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나빠질 것이라는 보건당국의 경고가 23일(현지시간) 나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예고했던 15일이 지나면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완화할 수 있다는 식의 트윗을 올려 혼선을 자초했다.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은 이날 오전 NBC방송 인터뷰를 통해 "이번 주에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는 것을 미국이 이해하길 바란다"면서 "지금 이 상황을 심각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이미 미국에서 사망자가 400명이 넘고 양성판정 사례도 3만 건을 넘은 상황에서 이번 주에도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전망을 보건당국자가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애덤스 단장은 이어 "모두가 바이러스를 가진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 검사를 하든 하지 않든 누군가에게 옮길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아니면 누군가에게 옮을 수도 있는 것이다. 집에 있으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전히 젊은 층 다수가 캘리포니아의 해변으로 몰려가고 워싱턴DC 벚꽃놀이에 인파가 몰리는 상황을 거론하면서 젊은 층 역시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고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애덤스 단장의 경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는 결이 다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트위터에 "우리는 문제 그 자체보다 치료가 더 나쁘게 할 수는 없다"면서 "15일이 끝날 때 어느 쪽으로 갈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의 수준에 맞는 해결책을 써야지 그 이상의 해결책을 동원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 언론도 트럼프 대통령이 15일간 내려진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을 완화할 뜻을 비친 것으로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은 지난 16일로 이달 말이면 보름이 지나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가이드라인에는 외식과 쇼핑, 10명 이상의 모임을 피하라는 등의 구체적 권고가 포함돼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보수진영에서 미국 경제에 대한 여파가 너무 심각해진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적 거리두기 및 보건당국의 다른 조치를 축소하는 데 관심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에서는 주마다 상황이 다르기는 하지만 현재 1억명이 넘는 인구에 대해 식료품과 약품을 구하는 등의 필수적 목적을 제외하고는 집에 머물라는 외출금지령이 떨어진 상태다. 상당수의 식당과 상점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문을 닫으면서 실직이 줄을 잇는 등 경제적 충격도 상당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