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오늘(20일) "비가 올 때 우산, 장비를 갖춘 충실한 사람들은 비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며 "비가 온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집에 있을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이날 KB금융 주주총회에서 KB손해보험 노조가 "왜 경기가 하락 국면인 지금 시점에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려고 하느냐. 성과 부풀리기용 인수합병(M&A) 아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날 윤 회장 발언은 보험업이 어려운 환경이지만 이를 기회로 삼아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만일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할 경우 신한금융을 제치고 국내 최대 금융그룹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다.
또 업계 17위에 그치고 있는 KB생명은 푸르덴셜생명과 합병한다면 업계 9위 수준까지 올라선다.
다만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적용에 따른 부채 증가,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 우려 등 보험 업황이 안좋은 시기에 수조원을 들여 인수하는게 바람직한 지 논란이다.
때문에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 이후 후유증이 발생할 경우 온전히 윤 회장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푸르덴셜생명 인수전는 KB금융과 사모펀드 대결로 압축된 분위기다.
어제(19일) 푸르덴셜생명 매각 주간사인 골드만삭스는 본입찰을 실시했는데 KB금융과 IMM 프라이빗에쿼티(PE), 한앤컴퍼니 등이 참여했다.
우리금융은 IMM PE에 인수금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참여했으며 MBK 파트너스는 본입찰 참여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 본사 측은 푸르덴셜생명의 '몸값'을 3조2천억원 정도로 책정했으나 업계에서는 2조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1개 또는 2개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KB금융은 이날 주총에서 '2019 회계연도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안)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5명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6개 안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세부적으로 이사회내 ESG위원회를 신설하는 내용의 정관을 변경했고,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과 오규택 중앙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