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며 1만3천 명을 넘어섰다고 CNN 방송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이날 오후(미 동부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수를 1만3천133명으로 집계했다. 하루 새 4천600여 명이 늘어난 것이다.
사망자도 193명으로 증가했다. 17일 100명을 넘어섰는데, 이틀 만에 거의 두 배로 뛰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오후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를 1만3천680명으로 집계했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미국의 코로나19 환자가 1만 명을 돌파한 것은 지난 1월 21일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지 약 두 달 만이다.
특히 첫 환자 발생 뒤 환자 수가 1천 명을 넘기기까지는 약 50일이 걸렸지만, 그 이후로는 감염자 수가 빠르게 늘며 폭증하는 추세다.
지난 10일 1천 명을 돌파한 뒤 13일 2천 명, 15일 3천 명, 16일 4천 명, 17일 5천 명, 18일 8천 명, 19일 1만3천 명을 각각 넘기며 가속이 붙고 있다.
불과 9일 만에 1천 명이 13배인 1만3천 명으로 불었다.
WP는 "이런 극적인 증가는 부분적으로 더 많은 검사 때문이지만, 코로나19가 얼마나 많이 퍼졌는지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데비 벅스 미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조정관은 전날 새로운 검사 플랫폼 도입으로 하루 수만 건의 검사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4∼5일간 환자 수가 극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한국을 추월했다.
존스홉킨스대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중국과 이탈리아, 이란, 스페인,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특히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이 있는 뉴욕주가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의 새 진원지가 되고 있다.
뉴욕주에서는 하루 새 2천 명 이상 환자가 늘며 전체 환자가 5천298명이 됐다. 이는 코로나19 환자가 9·10번째로 많은 국가인 스위스(4천75명)·영국(2천716명)을 앞서는 것이다.
매사추세츠주에서는 하루 새 72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하며 총환자 수가 328명이 됐고, 미시간주도 226명이 추가로 코로나19에 감염되며 전체 환자가 336명으로 증가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이날 의료 서비스 등 생명 유지와 연관되지 않은 모든 사업체·점포가 문을 닫도록 하는 명령을 내렸고,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는 모든 공원·해변을 폐쇄하는 비상 명령을 발령했다.
톰 울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휴업의 재정적 타격을 걱정하는 사업자들 얘기를 들었다"며 "생계를 구제하기 전 생명을 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네티컷주는 다음 달 28일로 예정됐던 대선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6월 2일로 옮겼다.
캘리포니아주 전역에는 주민들의 외출을 전면 금지하는 '자택 대피령'이 내려졌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빠르게 확산하는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4천만 명에 달하는 주민들에게 당분간 집에 머물도록 하는 전례 없는 강경책을 내놨다.
뉴섬 주지사는 전체 주민의 약 56%에 해당하는 2천500만명이 향후 8주 이내에 코로나19에 감염될 것이라는 전문가 전망에 따라 꼭 필요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의 예측대로라면 주 당국이 공급할 수 있는 것보다 약 2만개의 병상이 더 필요해질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뉴섬 주지사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미 해군이 서부 지역에 배치하겠다고 밝힌 병원선(船) 머시호(號)를 로스앤젤레스(LA) 항구에 주둔시켜달라고 요청했다.
그동안 외국인들의 입국 차단에 주력해온 미국 국무부는 이날 자국민들의 해외여행에도 제동을 걸었다.
해외로 나가는 미국인에게 권고하는 여행경보를 최고 등급인 4단계 '여행 금지'로 격상하고 전 세계 모든 국가로 적용 대상을 확대한 것이다.
그러나 국방부 관리는 이 배가 5∼10일 뒤 시애틀 지역으로 향하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미 해군이 머시호 등 2척의 병원선을 배치하기로 한 가운데 제임스 맥콘빌 미 육군참모총장은 육군의 이동형 병원부대 2곳에 출동 대기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부대가 배치될 지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민간 병원들이 코로나19 환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비(非)전염성 질환 환자를 치료할 병상이 필요한 곳이 될 예정이다.
명령을 받은 곳은 워싱턴주 루이스-맥코드 합동기지의 47 전투지원병원과 켄터키주 포트캠벨의 586 야전병원 2곳이다.
이들 부대는 통상 모든 수술 및 외과 치료 역량을 보유한 채 전개된다.
코로나19의 여파는 해외 주둔 미군에도 끼치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미군이 이끄는 이슬람국가(ISIS) 상대 전투 훈련이 60일간 보류됐고, 아프가니스탄에서도 미국이 이끄는 연합군이 병력의 이동 제한 등에 나섰다.
미국 코로나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