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DC "20~40대 젊은층도 코로나19에 위중할 수 있다"

입력 2020-03-19 13:50
수정 2020-03-19 14:47


한국에서 지난 18일 폐렴증세를 보이던 17세 고교생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면서 '코로나19' 연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간 청소년은 물론이고, 20~30대 젊은 층은 코로나19에 잘 걸리지 않거나 걸리더라도 가벼운 증상만 유발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힘이 실렸던 상황이라 이 고교생의 사인이 코로나19로 밝혀질 경우 커다란 파장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0~40대도 코로나19로 심각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분석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미 의회 전문매체 더힐,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D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코로나19 초기 확진자 2천449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20~44세에 해당하는 환자 7명 중 1명, 많게는 5명 중 1명은 입원이 필요했으며, 이는 독감으로 인한 입원율을 월등히 능가한다. 20~44세 환자의 2~4%가 집중치료실에 들어가야 했다.

이 연령대 환자의 치명률은 0.1~0.2%에 불과했으나 이 역시도 독감 시즌보다는 두배 가량 높은 수치다.

물론 45~65세나, 75세 이상 환자의 위험도나 치명률은 이에 비할 바 없이 훨씬 높다.

그러나 CDC는 20~44세 역시 코로나19에 걸리는 비율은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낮지 않으며, 그 윗세대와 같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CDC 조사 결과를 보면 20세부터 64세 이하 환자 가운데 9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CDC는 "코로나19 환자를 돌보는 의사들은 이 전염병이 모든 연령대의 사람에게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연령대가 코로나19에 걸려 죽을 확률까지는 매우 낮더라도 폐나 다른 장기에 영구적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데비 벅스 미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관련)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일부 젊은 층이 매우 위중한 상태에 처하고 집중치료실에서도 매우 위중한 상태라는 우려스러운 보고가 있다"고 밝혔다.

벅스 조정관은 "우리는 중국과 한국으로부터 얻은 초기 정보에 따라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이 특별히 위험하다는 데만 주의를 기울였지만, 이제 젊은이들도 우리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DC는 10명 이상 모임을 자제할 것 등을 권고했지만, 대학 캠퍼스나 클럽 등에서 많은 젊은이가 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제대로 따르지 않는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벅스 조정관은 "해변이나 식당 등에서 젊은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야 한다"며 "젊은이들은 자신들이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들은 할아버지나 할머니, 부모 등에게 많은 나쁜 것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리아 판케르크호버 세계보건기구(WHO) 신종질병팀장도 "어린이들이라고 해서 (코로나19 감염 후) 가벼운 증상만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2천명 이상의 어린이 코로나19 환자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어린이 환자가 가볍거나 보통의 증상을 보였으나, 영유아 또한 심각한 증상을 보일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도 이날 "그간 중국의 코로나19 자료는 노인들이나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이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유럽에서는 20대부터 40대 초반까지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코로나19로 위중해진다는 새로운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의 글로벌시장조사 및 소비자 데이터 기관인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유럽에서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에서 환자 2만8천명의 4분의 1에 달하는 환자가 19~50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