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급반등…연준 유동성 공급에 안도
오늘 뉴욕증시는 급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어제 1987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악의 폭락세를 기록했던 뉴욕증시였는데요. 이에 대한 기술적 반등으로 상승 출발했던 증시는 곧바로 상승분을 반납하고 한때 다우지수가 20,000선이 붕괴되는 등 불안한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장중에 연준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오늘 3대 지수는 빠르게 낙폭을 줄이고 상승폭을 키우더니 결국 6% 안팎의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오늘 대거 발표된 경제지표와 코로나19 확산 상황, 그리고 이에 대한 각국의 부양책을 주시했습니다. 다우지수는 어제 하루에만 3,000포인트 가까이 폭락했는데요.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 지수'가 금융위기 때를 넘어 사상 최고치 수준으로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시장은 반등에 성공했는데요.
오늘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연준의 기업어음 매입 발표였습니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기업과 가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어음 시장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기업어음 매입기구, CPFF를 설치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밖에도 연준은 오늘도 5천억 달러 규모의 초단기 자금을 운용한다고 밝히면서, 이틀 연속 단기 자금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연준이 적극적으로 시장 대응에 나서자, 투심이 안정되고 시장에 매수세가 확대된 것으로 보입니다. 'VIX 지수'도 전날보다 10% 가량 떨어졌습니다.
미국 정부의 재정 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투자 심리를 진정시켰는데요.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오늘 의회를 찾아 8,5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요청했다고 전해졌구요. 트럼프 대통령도 "코로나19에 영향을 받은 항공업계를 강력하게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오늘 경제지표는 혼재됐습니다. 2월 소매판매와 3월 주택시장지수는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2월 산업생산과 1월 채용공고는 양호했고, 1월 기업재고는 예상치에 부합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도 증시의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연준, 민간기업 지원 위해 기업어음 매수
앞서 연준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파격적으로 인하하고 양적완화까지 꺼내 들었지만 시장의 불안감을 달래지 못했었는데요. 결국 오늘 기업어음 시장에도 유동성을 투입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심 회복에 나섰습니다. 당장 현금 확보가 필요한 기업체까지 지원하겠다는 건데요. 그 동안 시장에서는 기업어음이나 회사채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벼랑 끝에 몰린 기업체를 직접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왔는데, 이번 발표로 연준은 제로금리와 양적완화에 이어서 기업어음 매입이라는 '비상 카드'까지 꺼내게 됐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연준은 간밤에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기업어음 시장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기업어음 매입기구, CPFF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CPFF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업체의 어음을 사들이기 위해 일시적으로 운용된 장인데요. 당시에 금융권의 신용경색으로 금융시장에서 정상적인 기업어음 유통이 어려워지자, 연준이 대신 유동성을 공급해줬습니다.
원래 연준은 원칙상 상환에 위험이 있는 민간기업에 직접 자금을 지원할 수 없는데요. 연준은 '예외적이고 긴급한 상황'에서 발동되는 특별권한을 근거로 이번에 재무부의 사전승인을 거쳐서 이 기구를 설치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매입 대상은 3개월짜리 달러표시 기업어음으로, CPFF 산하 특수목적기구를 통해서 어음을 사들이는 간접매입 방식인데, 연준이 직접 신용손실을 입지 않도록 재무부가 100억 달러를 제공하게 됩니다.
이 밖에도 초단기 유동성 공급도 이어졌습니다. 연준의 '공개시장조작' 정책을 담당하는 뉴욕 연은은 이날 "오버나이트 레포, 그러니까 하루짜리 환매조건부채권 거래를 5천억 달러 안에서 운영하겠다"고 밝힌건데요. 어제에 이어서 이틀 내리 대규모 자금을 시장에 푼 겁니다. 또한 기업과 가계에 적극적인 대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잠정적으로 유동성 규제를 완화한다고 밝혔는데요. 지난 주말에 은행 자본과 유동성 규제의 완화를 느슨하게 하겠다는 발표의 후속 조치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빨리 이겨낼 것…국민에 수표 지급 추진"
트럼프 대통령은 간밤에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언론 브리핑에 참석했는데요. 그는 이 자리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는 더 빨리 코로나 사태를 이겨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지나가면, 미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미 행정부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산업과 소기업에 구제책을 제공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회복은 갑작스럽게 펑 하고 터져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식품의약국, FDA가 추가적인 검사를 위해 획기적인 정책을 발표했다면서 "이제 모든 주가 주 내에서 자체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실험을 승인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원격 진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도 확대할 것이라며, 환자들이 추가 부담 없이 전화나 화상으로도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코로나19의 경제적인 파장을 억제하기 위해서 국민들에게 현금을 직접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는데요. 앞으로 2주 안에 국민들에게 수표를 지급할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개인과 기업의 경제 활동을 보다 활성화 하기 위해서 3천억 달러 규모의 세금 납부를 90일간 유예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렇게 연준과 함께 미 당국도 코로나19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섰는데요. 전과 달리, 보다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가 되면서 오늘 시장에는 그 동안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시에 반영되지 못했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제대로 반영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