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과 강남 등지의 아파트 가격 상승폭을 제한하기 위한 12·16부동산 대책을 실시했다. 그로 인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둔화하는 추세지만, 일부 단지들은 직전 최고 거래가격을 갱신하며 여전히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마포구 신수동‘대원칸타빌’은 지난 8일 전용 117㎡짜리가 12억 3000만원(12층)으로 매물이 올라와 최고가를 갱신한 것으로 나타났다.‘대원칸타빌’은 입주 15년 이상이 된 매물이다.
한 달 새 수천만 원 치솟으며 신고가를 이어가고 있는 대단지들도 여럿이다. 마포구 대흥동 ‘대흥태영’은 최근 전용면적 59㎡짜리 매물이 9억 2500만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8억 원 후반대로 거래됐던 이 아파트는 12·16대책 이후 오히려 가격이 오르고 있다. ‘대흥태영’은 2000세대가 넘는 대단지다.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자이2단지’ 전용 101.99㎡짜리 주택 또한 19 억 7500 만원에 판매되며 신고가를 갱신했고, 노원구 중계동 건영3차 또한 전용 84㎡짜리가 9억 4250 만원에 팔리며 역대 신고가에 이름을 올렸다.
12·16대책의 핵심인 고액 부동산 대출 규제로 인해 하락세가 점쳐지고 있던 강남권 30억 원 초과 아파트들의 신고가 또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일 서초구 반포동의 ‘래미안퍼스티지’ 198㎡ 테라스 하우스는 47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이 아파트의 같은 면적의 테라스 하우스는 44 억 5천 만 원에 판매된 바 있다.
이러한 신고가 행렬은 강남 이외의 지역에서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국토교통부 한국감정원을 통해 집계된 2019년 1월 1일 기준 서울시 서초구 동별 ㎡당 단가(공시가격) 최고가 아파트들이 유력 후보군들이다. 서초포레스타2단지, 아크로리버파크, 르가든 5차 등으로 집계했다.
내곡동 서초포레스타2단지,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방배동 르가든 5차, 서초동 서초 푸르지오 써밋, 신원동 서초포레스타 7단지 내곡 보금자리주택지구 등이다.
특정 지역이나 가격대를 가리지 않고 신고가 행렬이 지속되는 이유는 실수요가 많은 아파트 단지일수록 나오는 매물이 거의 없어 신고가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당초 정부의 대출 규제로 9억 원을 넘는 아파트나 15억 원 초과‘초고가’아파트 위주로 가격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서초지역 공인중개 전문가는 이에 대해 “다수의 실수요자들이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 대단지 중심으로 매물이 올라올 경우 연락을 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지만, 매물이 없어 연락을 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입지가 좋고, 신축인 지역 내 랜드마크 단지에 매수자들이 쏠리며 값이 뛰고 있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주택공급 부족 현상으로 인한 아파트값 신고가 행렬에 정부는 서울 도심 내 추가 주택 공급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지만, 이미 서울 시내 택지 개발이 거의 다 마무리된 상황에서 대규모 주택공급 방안이 시장에서 원하는 만큼이 될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전문가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으로 시장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주먹구구식 정책보다는, 인위적인 집값 불안 요인을 잠재워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 획기적인 주택 공급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