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감기인줄" 검사 미룬 음성군 일가족 '확진'…방역 비상

입력 2020-03-14 15:5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충북 음성군 대소면 일가족 4명 가운데 어머니와 작은딸이 이달 초부터 의심 증세를 보였으나 병원만 다니며 검체 검사를 미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는 사이 10~13일 이 가족의 접촉자가 35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감염 경로 규명과 방역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13일 음성군에 따르면 전날 A(46·여) 씨에 이어 이날 남편 B(48), 큰딸 C(20) 씨, 작은딸 D(17) 양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판정은 A 씨가 가장 먼저 받았으나 의심 증세는 작은딸 D 양에게서 먼저 나타났다.

D 양은 지난 1일 기침, 인후통, 근육통 등 의심 증세를 보였다. D 양은 이틀 뒤인 3일 대소면 한 병원에서 진료받아 약국에서 사흘 치 약을 처방받았다.

D 양은 약을 먹고 증상이 완화되자 A 씨와 6일 대소농협 하나로마트를 다녀오고 7일에는 가족과 충북혁신도시 뷔페식당에서 식사하는 등 바깥출입을 했다.

10일에는 A 씨와 대소면 성신의원, 일양약국, 하모니마트도 다녀왔다.

D 양은 A 씨가 확진 판정을 받자 음성군보건소가 가족 4명에 대해 검체 검사에 나선 결과 14일 확진 판정받았다. 첫 증세를 보인 지 13일 만이었다.



A 씨 역시 지난 5일 발열, 기침, 근육통 등 의심 증세가 나타나 같은 날 오전 대소 성신의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일양약국에서 지어 먹었다.

단순한 감기로 여긴 A 씨는 이후 10일까지 충북혁신도시 내 뷔페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등 음성과 진천 일대 여러 곳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다 10일 재차 성신의원에서 약을 처방받았으나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지난 13일에야 진천 성모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체 검사를 받았다.

A 씨와 D 양이 검체 검사를 늦추면서 폐기물을 운반·처리하는 A 씨의 남편 B 씨는 평소처럼 충북·경기·대전·세종 등 4개 시·도를 다니며 일을 했다.

그는 10~13일 경기도 이천시, 청주시 오창읍·내수면, 진천군 삼성면·덕산면, 세종시 부강면, 대전시 신탄진구 등을 다니며 29명을 만났다.

B 씨를 포함해 이 가족이 나흘 동안 접촉한 사람은 모두 35명이었다.

작은딸이 첫 의심 증세를 보인 1일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이 가족 접촉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음성군이 공개한 동선에는 빠져 있지만, A 씨는 지난 2일 큰딸과 음성군 금왕읍 치과, 안과, 약국, 농협을 다녀왔고, 3일에는 작은딸과 카센터, 마트를 들른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음성군 코로나19 확진자 동선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