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연쇄폭락'…美 서킷브레이커·유럽 두자릿수 낙폭

입력 2020-03-13 00:39
수정 2020-03-13 07:20


글로벌 증시가 또다시 연쇄 폭락세를 연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경제적 충격이 현실화하면서 투자자들의 공포감을 키우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사태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공식 선언했지만, 각국 중앙정부의 대책은 마땅치 않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개장과 동시에 폭락세를 보이면서 주식거래가 일시 중지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일종의 '휴지기'를 통해 주가 급등락의 충격을 완화하자는 취지에서 15분간 매매를 중단하는 제도로, 뉴욕증시 전반을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기준으로 7% 이상 출렁이면 발효된다.

S&P500 지수는 오전 9시30분 6%대 폭락세로 개장한 뒤 5분 만에 7%대로 낙폭을 확대했다. 이로써 192.33포인트(7.02%) 하락한 2,549.05에서 거래가 중단됐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지난 9일에 이어 사흘 만으로 그만큼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극대화했다는 의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TV 대국민 연설을 통해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취약해진 시장심리를 진정시키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가가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분석했다.



여기에 '유럽발 입국금지' 조치는 경제적 우려를 더욱 키운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이 심한 유럽에 대해 30일간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놨고, 이는 유럽증시를 정조준한 모양새다.

유럽 주요국 증시들은 일제히 10% 안팎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4,163.54로 전날 종가대비 9.69% 떨어졌다. CAC40 지수는 오후 한때 10%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도 같은 시간에 9.11% 떨어진 9,467.89로 나타났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등 다른 유럽 국가 증시도 비슷한 하락폭을 보이고 있다.

앞서 마감한 아시아권 증시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일본 증시의 닛케이255 지수는 4.41% 내린 18,559.63으로 거래를 마쳤다. 토픽스 지수도 4.13% 하락했다.

한국의 코스피는 3.87% 내린 1,834.33으로 장을 종료해 심리적 저지선인 1900선이 무너졌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5% 이상 폭락하면서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일시 중단시키는 '사이드카'가 8년 5개월 만에 발동되기도 했다.

중국 증시는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가 각각 1.52%와 2.20%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