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1970년대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경기 불황에서도 물가는 치솟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0일(이하 현지시간) 미 CNN 방송에 따르면 자산 투자사 쿼드래틱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투자 전략가인 낸시 데이비스는 코로나19에 따른 중국의 공급망 붕괴 등으로 물가가 급등할 수 있다며 이런 관측을 내놨다.
그는 코로나19가 더 확산하면 감염에 노출되기 쉬운 유통, 외식 등 서비스 직종은 직원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임금을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침체를 뜻하는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과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용어로, 경기 후퇴에 따른 실업 사태와 고물가를 동시에 겪어야 한다.
데이비스는 "사람들은 스태그플레이션이 다시는 오지 않을 위험으로 무시하지만 다시 목격할 수도 있다"며 "(발생하면)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경기 침체에 대응하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가 한동안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는 너무 극단적인 생각이라고 상당수 전문가는 보고 있다.
주식 투자 운용사인 클리어브리지 인베스트먼트의 투자 전략가인 제프 슐츠는 "인플레이션은 쟁점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신경 쓸 일은 경기 침체 위험"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경제 충격이 상당히 클 것이라는 전망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양대 주식 시장 중 하나인 나스닥의 전 최고경영자(CEO) 밥 그리필드는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에 따른 관광 산업의 충격을 극복해 경기 침체를 늦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경제의 약 10%인 8조8천억달러(1천491조 원)가 관광 산업과 연관돼 있다며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기는 불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코로나19에 따른 관광 산업 손실이 4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