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에 있는 콜센터 확진자가 80여명을 넘어서면서 수도권에 대규모 확산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콜센터가 있는 서울뿐 아니라 직원이 거주하는 경기, 인천에서도 나오고 있다. 이들이 각 지역에서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며 접촉한 사람도 상당 규모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전문가들은 감염 확산을 방지하려면 '접촉자 관리'가 중요한데, 이번 콜센터 사례는 확진자의 이동 경로가 넓고, 노출 기간도 길어 접촉자를 찾아내는 게 않다고 지적했다.
콜센터가 '교통요지'로 꼽히는 구로에 있어 직원들이 수도권에 분산돼 거주하고, 이들이 출퇴근하며 지역 간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확진자는 지난 4일부터 의심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최소 일주일 이상 지역사회 노출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접촉자 중 감염자가 있다면 또 다른 집단감염의 '불씨'가 될 가능성도 있다.
정기석 한림대의대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혼잡한 지하철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상황에서 (확진자가) 마스크를 끼고 있지 않았다면 주변 사람들 모두 밀접접촉자로 봐야 한다"며 "보통 2m 이내에 15분 이상 접촉했을 때 감염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보는데 지하철로 역 5∼7개를 함께 가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불특정 다수의 접촉자를 CCTV 등으로 찾아내는 건 쉽지 않다"며 "지자체 공지 등으로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해 접촉자를 찾아내는 정도가 최선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대중교통이나 지역사회에서 접촉한 노출자들이 문제"라며 "이들 가운데 감염자가 있고, 이 감염자가 밀폐되고 사람이 많은 공간에 머물렀다면 또 다른 집단감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지자체도 접촉자를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인천시는 일부 확진자의 출퇴근 이동경로 등을 공개했고 서울시는 노출 기간인 3∼8일 해당 빌딩을 방문한 사람 중 열이나 기침 등이 있는 경우 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달라는 안내 문자를 보냈다.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이 됐다'는 우려도 크다. 이미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온 경기, 서울에서는 감염경로를 모르는 사례들이 산재해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는 지적이다.
김우주 교수는 "수도권에는 이미 역학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확진자들이 꽤 있다"며 "이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오랜 머물며 집단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데, 콜센터 집단감염은 그런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 사례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 역시 "콜센터 집단감염은 신호탄에 불과하다"며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이런 소규모 집단발병이 앞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지역사회 감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추가 전파를 막기 위해 국민의 개인위생 수칙 준수와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연결고리가 분명치 않은 집단감염이 서울, 경기에서 발생할 경우 제2의 신천지 같은 폭발적인 증폭집단이 될 우려가 있다"며 "치료제와 백신이 당장 없는 상황에서 연결고리를 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개별 환자들에 대한 추적조사를 통해서 감염원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