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코로나19 위약금 면제 강제할 수 없다"

입력 2020-03-10 13:35
수정 2020-03-10 13:45
코로나19 사태로 여행·숙박·예식 등 서비스업에서 위약금을 둘러싼 소비자와 업체 간 분쟁이 크게 늘고 있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위약금 면제와 감경을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이달 8일까지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5개 서비스 분야에서 모두 1만4천988건의 위약금 관련 소비자 상담이 접수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1천919건)의 7.8배 규모다.

업종별로는 국외 여행(6천887건) 상담이 가장 많았고, 항공여객(2천387건)·음식서비스(2천129건)·숙박시설(1천963건)·예식(1천622건) 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 상담 내용은 소비자가 "코로나19에 따른 부득이한 계약 취소"를 주장하며 위약금 면제나 감면을 요구하지만 업체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들이다.

공정위 고시인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주요 업종별로 계약해제에 따른 위약금 부과 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준은 소비자기본법(제16조)에 따라 당사자 간 별도의 의사 표시가 없는 경우에만 분쟁 해결을 위한 합의·권고 기준이 될 뿐, 공정위는 사업자에게 이 기준을 강제할 법적 권한이 없다.

송상민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당사자 간 계약이나 약관이 별도로 있으면 해당 계약이나 약관의 내용이 소비자분쟁해결기준보다 우선적용되므로, 소비자들은 사업자와 체결한 계약이나 약관의 내용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정위는 최근 관련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위약금 경감 등 소비자와의 분쟁 해결에 최대한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한국여행업협회, 항공사, 6개 소비자단체 등과 위약금 관련 간담회를 열었고 이달 4일에는 한국예식업중앙회와 면담했다.

송 국장은 여행 위약금과 관련, "입국금지, 강제격리 등이 계약서상 천재지변, 국가명령 등 불가항력 변수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라며 "일본 등의 강제격리는 여행목적 달성이 어려운 국가명령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구체적 계약사실 관계 등을 특정한 상태에서나 위약금면제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매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감염병의 경우 특정 지역의 전파 가능성, 발생 확률 등을 계산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소비자 뿐 아니라 사업자 입장에서도 큰 불확실성"이라며 "앞으로 감염병과 관련해 어떤 수준까지 분쟁 해결 기준을 만들 수 있는지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