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치료제 연구 어디까지 왔나...15개사 착수

입력 2020-03-09 07:10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15개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연구개발에 뛰어들었다.

다만 임상시험과 개발에는 최소 수개월에서 길게는 몇 년 이상 걸릴 전망이어서 상용화를 언급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2015년 국내를 강타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백신도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5개사는 코로나19 예방 백신을, 10개사는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거나 준비 중이다.

예방 백신의 경우 GC녹십자, SK바이오사이언스 등 백신 개발 경험이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할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백신 제조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질병관리본부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면역 항원 제작 및 평가기술 개발' 사업에 지원했다.

치료제의 경우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거나 기존에 출시한 의약품을 코로나19에 쓸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약물 재창출' 방식의 개발이 병행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국내 의료기관서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을 공급받아 치료제 개발에 나섰고, 이뮨메드는 인플루엔자 치료제로 개발 중인 의약품을 코로나19 치료에 쓸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 정부 및 유관단체 4곳도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민·관 협력을 추진 중이다.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은 "제약·바이오 업계의 연구개발 역량에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되는 민관협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대부분 업체가 개발 초기인 데다 임상시험 이전 단계이므로 섣부른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직 임상시험을 승인받지 않았는데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려 주가가 급등하는 사례도 나와 업계의 우려가 컸다. 코미팜은 지난달 26일 개발 중인 의약품 '파나픽스'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겠다는 임상시험 계획서를 식약처에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다음날 주가가 30% 급등했다. 식약처는 코미팜에 자료 부실을 이유로 보완을 요청했다.

통상 임상시험 승인에 걸리는 기간은 30일이지만 보완을 요청한 만큼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개발 중인 의약품이나 백신 대부분이 초기 단계여서 이른 시일 내 성과를 내긴 어렵다"며 "모든 일이 변수 없이 진행되고 신속하게 임상한다고 가정해도 일러야 올해 말에나 투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