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경기전반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8일 발간한 'KDI 경제동향 3월호'에서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2월에는 수출이 중국을 중심으로 부진했으며 내수도 경제심리 악화로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KDI는 지난 1월까지만 하더라도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있었지만, 2월부터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한 2월 한국은행 제조업 계절조정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전월 78에서 67로, 전산업 BSI가 75에서 65로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2월 초 이후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로 국내 완성차 5개사 모두 가동률이 하락했으며, 제주도 관광객은 내국인(-39.3%)과 외국인(-77.2%)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104.2에서 96.9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소비 활동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빠르게 위축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KDI는 평가했다.
수출에도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이 반영됐다. 특히 대(對)중국 수출은 조업일수 확대에도 -6.6%로 감소했으며, 자동차 수출(-16.6%)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코로나19의 부정적인 영향이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양호한 증가세를 유지하던 노동시장 역시 코로나19로 악화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감염병 확산이 장기화한다면 서비스업과 일용직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구체적인 경기 위축 여파는 통계청의 2월 산업활동동향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앞으로는 그야말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으로, 코로나19의 진행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