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바 수강' 복지부 직원 확진…세종청사 9~11동 폐쇄 '초비상'

입력 2020-03-07 20:58


정부세종청사에 근무 중이던 공무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상주 인원만 1만5천명에 이르는 세종청사 관리에 초비상이 걸렸다.

7일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에 따르면, 세종청사에 근무하는 보건복지부 소속 직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부청사관리본부는 이에 따라 복지부가 있는 세종1청사 10동 가운데 해당 직원이 근무하는 6층 사무실을 일시 폐쇄하고 소독을 했다.

또 확진자의 동선과 접촉자 등을 파악하기 위한 방역당국의 역학 조사에 따라 국가보훈처가 있는 9동과 고용노동부가 입주한 11동, 구내식당과 카페 등도 주말 동안 추가로 폐쇄한 뒤 방역조치를 실시했다.

앞서 중앙부처 소속 공무원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몇차례 있었지만, 행정부의 '심장'으로 일컬어지는 정부세종청사 안에서 현재 근무 중인 직원이 확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세종청사는 전국 11개 정부청사 가운데 최대 규모다. 국가안전에 미치는 중요도가 가∼다급 중 최고 수준인 '가'급 중요시설로 분류된다. 현재 국무조정실·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교육부·산업통상자원부 등 20개 중앙부처와 15개 소속기관 등 35개 기관이 입주해 있다.

이들 기관 소속 근무자만 1만2천명이 넘는다. 공무원이 아닌 상시출입 인원 등을 합치면 상주 인원은 1만5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복지부 확진자는 코로나19 방역 업무를 담당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 소속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복지부는 우선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 장소를 보건복지부에서 질병관리본부로 변경했다. 또 핵심부서원들은 다른 장소에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등 업무에 최대한 지장이 없게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청사관리본부 차원의 방역 관리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세종청사 내 근무자 확진'이라는 가장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세종청사 인근 민간 건물에 입주해 있는 인사혁신처 직원이 양성으로 확인됐고, 지난 5일에는 최근까지 세종시 국가보훈처 본부에서 근무하다 국립영천호국원으로 전보된 보훈처 직원이 확진돼 예방 차원에서 정부세종청사 9동 일부를 폐쇄하고 방역했다.

하지만 이번 복지부 확진자는 세종청사 내부에서 근무 중인 직원이어서 세종1청사 내 다른 부처 근무자와 접촉했거나 다른 동을 방문했을 가능성이 있다. 같은 복지부 건물에 있는 중앙사고수습본부 근무자와 접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직원은 지난 6일 확진된 세종시 40대 줌바 강사의 수강생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19∼20일까지 해당 강사의 수업을 들었고, 6일 오후 1시까지 출근한 것으로 파악돼 증상이 없는 사이 접촉한 사람의 범위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청사관리본부는 감염병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뒤 청사 방역 수위를 높였음에도 청사 내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출입 관리를 더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15개 건물이 연결된 세종1청사의 경우 지난 3일부터 동 간 연결통로를 폐쇄한 데 이어 하나로 이어진 옥상정원을 통해서도 다른 건물로 이동하지 않도록 안내판을 설치할 방침이다.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를 최소화하도록 건물·부처별로 출퇴근·점심 시간대를 달리 지정하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정부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앞으로 어떤 조치를 더 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옥상정원은 소방법상 폐쇄할 수 없는 상황이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의 출입을 제한하는 방안은 마스크 수급 상황 때문에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열이 나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를 청사 출입 단계에서 걸러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청사관리본부 차원의 출입관리도 중요하지만 입주 기관과 공무원 스스로 강한 의지를 갖고 재택근무와 시차출근제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복지부 직원 코로나19 확진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