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하루만에 급락…코로나19 공포에 '롤러코스터 장세' [생생 글로벌 경제]

입력 2020-03-06 08:15
美 증시,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급락

뉴욕증시 흐름을 종잡을 수 없습니다. 어제 모처럼 급등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나 했더니 하루 만에 코로나19에 대한 공포 심리로 3대 지수 모두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다우 지수는 3.58% 급락한 26,121에 거래됐고 나스닥 지수는 3.1% 내린 8,738에, S&P500 지수는 3.39% 내린 3,023에 장 마감했습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이 계속되면서 뉴욕증시는 이번 주 내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우 지수가 하루 사이에 1,000포인트 등락을 넘나드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는 중인데요. 다우 지수는 전날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선전하면서, 샌더스 상원의원의 약진을 막아낸 영향으로 1,200포인트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와 확진자가 꾸준히 늘어나는 등 코로나19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충격이 예상보다 클 것이란 우려가 속속들이 나오면서 상승세를 이어지지는 못했는데요. 워싱턴에 이어 캘리포니아도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서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그래도 주요국들의 중앙은행과 재정 당국의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은 유지되고 있습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 깜짝 인하한 데 이어서 호주와 캐나다 중앙은행도 금리를 인하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 하원은 83억 달러 규모의 긴급 예산 법안을 통과시켰고, IMF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서 500억 달러 규모의 대출 프로그램을 가동했습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이러한 부양책 시행이 다른 국가들까지 이어갈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이 심화될 경우 부양책을 진행한들 이렇다 할 결과물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도 적지 않습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부진했는데요. 지난해 4분기 비농업 생산성 확정치가 전분기 대비 1.2% 상승했지만 예상치를 밑돌았고,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 수도 전주보다 3천 명 줄어든 21만 6천 명을 기록했습니다. 개장 후에 발표된 1월 공장재수주도 0.5% 하락했습니다.

상황이 이런 만큼 미국의 10년물 금리가 1%를 밑도는 등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도 확대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줄어들 때까지, 이번 주와 같은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WHO "한국,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세…고무적"

세계보건기구 WHO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한국에서 고무적인 조짐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간밤에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WHO의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한국에서 새로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는데요.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몇몇 국가가 많은 수의 코로나19 확진 사례를 보고하고 있지만, 아직 115개의 국가에서는 어떠한 사례도 보고하지 않았다"면서 "그 외에도 스물 한 국가에서는 단 1건을 보고했고, 다섯 국가에서는 지난 14일 동안 신규 환자를 보고하지 않았다"고 비교했습니다. 이어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에 있어서 이들 국가와 중국의 차이는 서로 협조를 하는지 여부"라며 "일부 국가가 코로나19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거나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러면서 "코로나19는 억제될 수 있지만, 그것은 정부의 모든 기구가 참여해 협력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고 각국의 협조를 촉구했습니다.

또한 세계 각국이 코로나19에 대한 교육과 진단 능력 확대, 필수품 준비와 같은 비상 계획을 가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이런 계획들은 각국 정상들이 리더십을 발휘해 복지부뿐만 아니라 안보와 외교, 금융, 교통, 무역 등 모든 부처를 동원해 코로나19에 대응하도록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워런 하차에 '바이든-샌더스' 양강 구도 확정

간밤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까지 경선을 중단한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이 '바이든 대 샌더스'의 확실한 2파전으로 좁혀졌습니다. 사실 개버드 하원 의원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존재감이 거의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사실상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승부로 최종 후보자가 결정될 전망입니다.

민주당은 작년 초부터 군소 주자들의 연이은 출마 선언으로, 주자가 한때 28명에 달할 정도로 많았는데요. 하나 둘 하차를 선언했고, 결국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한 대로 중도 성향의 바이든과 진보 성향의 샌더스의 '양강 구도'가 됐습니다. 특히 중도 성향의 부티지지 전 시장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득표수에서 한계를 느끼던 중에 바이든이 4차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압승하자 결국 중단을 선언하고 바이든 지지를 선택한 것이 이러한 양강 구도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또한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바이든이 14개 주 중 무려 10곳에서 승리하자 중도 진영 경쟁자였던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경선을 포기하고 바이든의 지지를 선언한 것도 한 몫 했습니다.

이번에 워런 의원은 그 동안 진보적 목소리를 내며 한때 유력주자로 부상하기도 했지만, 막상 경선이 시작된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중도 하차를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워런이 경선을 포기하면서 워런의 지지자들이 바이든과 샌더스 중 누구에게 옮겨갈지 또한 관심사인데요. 아직 워런 의원은 누구를 지지할지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경선이 중도와 진보 진영을 대표하는 두 주자로 좁혀지면서, 시장의 관심은 다가오는 10일, 6차 경선으로 쏠리게 됐습니다. 이날 경선은 6개 주에서 352명의 대의원을 선출하는 선거로 '미니 화요일'이라고도 불리는데요. 특히 '바이든-샌더스' 2파전으로 좁혀진 뒤에 치러지는 첫 경선인 만큼, 이번 결과가 향후 최종 후보자 선출의 승부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