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너도나도 마스크를 찾고 있지만 호흡기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은 마스크를 썼다가 오히려 병을 키울 수도 있다.
고령에 기저질환(지병)이 있는 '고위험군'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게 좋고, 불가피하게 외출할 때 마스크를 잘못 사용하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5일 보건당국과 의료계에 따르면 폐 질환 등 지병을 앓는 이들은 의사와 상의해 본인 상태에 맞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중요하다.
보건당국은 최근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일반인은 면마스크를 써도 된다고 마스크 사용 지침을 개정했지만, 기저질환자와 건강 취약계층(노인·어린이·임신부·만성질환자 등)에게는 여전히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
대한의사협회 등도 폐 질환, 면역계 질환 등 지병이 있는 사람과 노약자, 어린이 등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막기 위해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고 권고해왔다.
보건용 마스크에는 KF80, KF94, K99 등급이 있다. KF는 '코리아 필터(Korea Filter)'를, 숫자는 마스크를 쓴 사람이 숨 쉴 때 오염물질이 걸러지는 정도를 말한다.
KF80은 0.6㎛(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걸러낼 수 있는 미세먼지 차단용 마스크다. KF94는 0.4㎛ 입자를 94%, KF99는 99% 차단하는 의료용 마스크다.
숫자가 높으면 차단 효과가 크지만 그만큼 산소투과율이 낮아 숨쉬기가 어려워진다는 단점이 있다.
코로나19 경계감에 무조건 입자차단 성능이 좋은 제품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라면 된다는 게 당국과 의료계의 설명이다.
정은경 방역대책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N95(의료용), KF84, KF80과 같은 마스크는 상당히 호흡을 어렵게 만든다"며 "호흡기 기능이 안 좋은 분들, 특히 만성 폐 질환이 있는 분들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 자체가 호흡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호흡곤란증이 생기면 바로 마스크를 벗으라고 권고한 바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의사와 상의하거나, (본인) 상태에 맞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마스크 착용보다 중요한 것은 '거리 두기'와 '손 씻기'다.
정 본부장은 "물론 상대방의 비말(침방울)이 나한테 올 수도 있지만 일정한 거리 두기를 하면 직접적 비말이 나의 호흡기로 들어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더 중요한 것은 본인의 손이다. 손을 통해 눈코입을 만질 때, 마스크를 벗었다 썼다 하면서 다른 표면을 만지는 것도 상당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스크뿐만 아니라 다른 (외부) 환경들도 상당히 위험하기 때문에 손을 씻어서 손을 통해 바이러스가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게 훨씬 중요한 예방수칙"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