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의 조원태 회장 측이 지주사 한진칼의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등 5인을 추천했다.
이달 27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등을 놓고 ‘3자 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과 표 대결이 예고된 만큼 전문 경영인 체제 강화 등 명분 쌓기에 나선 모습이다. 3자 연합이 도입을 촉구한 전자투표제는 이번 주총서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된 현재 이사회의 인원을 늘리기로 의결했다. 사내이사는 하 부사장을 추가한 3명으로, 사외이사의 경우 임기가 만료된 이석우 법무법인 두레 변호사를 제외한 3명과 함께 신규 후보 5명을 추가해 총 11명이다.
한진칼이 제시한 신규 사외이사 후보는 김 전 위원장, 박영석 한국자본시장연구원장, 임춘수 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 최윤희 전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 등 5명이다. 특히 최 교수는 한진칼의 첫 여성 사외이사로 추천됐다.
한진칼 이사회는 조 회장을 사내이사로 중임해 경영 안정을 꾀하고, 현재 추진 중인 지배구조,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 발전 방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규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서도 "3자 연합이 제안한 이사후보보다 전문성과 독립성이 뛰어난 후보"라며 "그룹과 연관없는 독립적인 인사들로 사외이사 후보를 구성하고,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중을 73%로 크게 늘려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진칼 이사회는 3자 연합의 주주제안을 의결,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3자 연합이 추천한 사내이사 후보는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함철호 전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장 등 3명이다. 사외이사 후보에는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교수, 이형석 수원대 교수,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 등 4명을 제안했다.
아울러 한진칼 이사회는 전자투표제도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이번 주총에는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전자투표제의 본래 취지는 주주 불참으로 인한 의결 정족수 부족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인데 이번 주총은 참석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불필요하고, 시스템 해킹 등 보안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단 설명이다.